지역·기관충돌에 해넘기는 현안사안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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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 부산권〓부산시는 제3도시고속도로의 가야고가로를 올 연말 개통 목표로 96년 12월 착공했다.

그러나 부산진구 개금동 주민들이 "소음공해에 시달리게 된다" 며 반발하는 바람에 공사가 6개월 정도 중단됐다.

따라서 아직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부산시는 빨라야 내년 11월쯤 개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컨테이너부두 배후도로(수영도로)2차 구간 개통도 해를 넘기게 됐다.

해운대구 반송동 석대교~경부고속도로 구서IC 사이 2차 구간(5.4㎞)은 96년 10월 착공 때는 99년 말 개통이 목표였다.

그러나 사업비 조달 등이 차질을 빚으면서 일부 구간 공사가 지연됐다.

부산시는 내년 2월 전에 개통하기 위해 마무리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

◇ 대구권〓위천국가공단의 경우 지난 10월까지 조성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부산.경남과 대구 지역간의 입장 차이로 올해 안에 결말이 나기 어려워졌다.

대구시는 95년 정부 지원을 받아 2002년 말까지 달성군 논공면 위천리 일대 2백10만 평에 첨단 업종이 입주하는 공단을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낙동강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부산.경남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정부는 사업 추진여부 결정을 계속 미루다 지난 10월까지 결론을 내기로 했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최근 환경부가 내놓은 낙동강 물관리 종합대책과 이에 따른 낙동강수질보전특별법이 만들어져야만 공단지정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 고 전했다.

대구 종합물류단지도 올해 윤곽이라도 잡으려 한 대구시의 계획은 물 건너 갔다.

시는 97년 북구 검단동 64만 평에 1조3천억원을 투자해 세계적인 물류기지를 만들기로 하고 네덜란드.뉴욕.싱가포르 등 세계적인 물류도시를 찾아 다니면서 외국자본을 유치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이에 따라 시는 내년 3월께 국내기업을 상대로 다시 개발사업자를 찾을 계획이다.

◇ 경북권〓영남권 복합화물터미널은 입지 선정을 놓고 한해를 허송했다.

교통개발연구원은 95년 김천시 아포읍 대신리를 영남권 복합화물터미널 적지로 발표했다가 IMF 이후 민간사업자가 나서지 않자 입지 및 사업규모를 재검토하고 있다.

6천48억원을 들여 2006년까지 건설을 마치려던 계획은 올 연말까지 입지 선정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수정됐다.

지난 3월 마침내 칠곡군 지천면이 유력 후보지로 발표되자 김천.칠곡 양 지역간 갈등이 빚어졌고 입지 결정은 결국 내년으로 미뤄졌다.

김천시 김선일(金善一)교통행정과장은 "정부의 SOC사업이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건설비만 더 들게 됐다" 며 "결국 정부정책의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 지적했다.

경주경마장도 매장문화재 발굴이 늦어지면서 계획이 크게 뒤틀리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1천3백72억원을 들여 94년 착공, 2002년 준공 계획이었다.

올해까지 발굴을 마무리 지으려던 5만3천5백여 평 중 1만7천5백여 평이 학계 반발로 발굴허가가 유보됐다.

경주문화재연구소가 발굴 중인 7천 평의 유적발굴도 여름철 잦은 비에다 겨울철 발굴 중단으로 내년 상반기에나 끝날 전망이다.

포항의 대표적인 숙원사업인 남구 대잠동 대잠택지개발지구도 차질을 빚기는 마찬가지. 95년 10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올 연말 완공 예정이었으나 현 공정은 22%에 머물고 있다.

농지개량조합 소유의 대잠못을 제때 사 들이지 못하다 올 1월 뒤늦게 매입, 지난 6월 착공됐다.

이 때문에 도로와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도 늦어져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입주할 인근 이동구획정리지구 내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이 예상된다.

◇ 울산.경남권〓울산 북구 진장동 일대 21만2천여 평에 조성될 진장유통단지는 사업 착수 2년이 지나도록 착공조차 되지 않고 있다.

시는 98년 사업비 8백29억원을 들여 2002년까지 유통단지를 조성, 농수산물 물류센터.화물차 차고지.중고 자동차 매매단지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농지전용허가를 받지 못해 삽질조차 못하고 있다.

경남도가 김해시 장유면 신문리 일대에 조성할 김해관광유통단지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98년 5월 화려한 기공식을 가질 때만 해도 지역 주민들은 그해 연말쯤부터 중장비 소리가 요란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1년 7개월이 지나도록 민간자본 투자업체로 선정된 롯데그룹은 사업에 의욕을 보이지 않아 아직 말뚝만 박혀있을 뿐이다.

97년 5월 기공식을 가진 거제 장목관광단지도 형편은 비슷하다.

기공식 이후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다가 민간사업자로 선정된 대우의 부도로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경남도는 최근 환경영향평가를 끝내는 등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나 대우측은 거의 포기한 상태.

김해~부산 경전철 사업은 95년 기본계획이 고시된 이후 두 차례 (96년 12월.97년 5월)민간자본 투자업체를 공모했으나 참여업체가 없었다.

정부는 뒤늦게 전체 사업비 1조1천7백억원의 40%를 지원해주기로 했으나 결과는 미지수다.

10년 넘게 제자리 걸음을 하는 사업도 있다.

진주 오목관광지 조성사업은 86년 10월 국민관광지 지정을 받고 도시계획 시설(유원지)결정이 됐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다.

이 때문에 도시계획에 포함된 15만7천 평의 땅 주인 1백여 명이 "재산권 행사를 못한다" 며 반발하고 있다.

경남도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서부경남 첨단산업단지.마산 창포 지방산업단지.함양 다곡리조트 개발 등도 뚜렷한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송의호.김상진.황선윤.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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