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에 담은 담양 소쇄원 詠詩-한국화가 하성흡씨 광주서 전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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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서울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화가 하성흡(河成洽.37)씨가 '매대(梅臺)에 올라 달을 맞으니' 를 주제로 한 전시회를 14~21일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열고 있다.

河씨는 이번 5번째 개인전에서 담양 소쇄원에 얽힌 48영시(詠詩)의 내용을 화폭에 담아 선보이고 있다. 48영시에는 조선 중기 유학자인 하서 김인후 선생(1510~1560)의 철학적 깊이가 깃들여 있다.

전시작품은 하서 선생의 '사십팔영시' 를 회화적으로 풀어낸 것으로, 시공을 초월해 색다른 흥미를 자아내는 50여점. 河씨는 올 봄 소쇄원에 들렀을 때 우연히 하서 선생의 48영시 가운데 31영에 해당하는 '벼랑에 깃들인 새' 를 읽고 감흥을 받아 작품을 구상했다고 작화의도를 밝혔다.

특히 한국화의 정체성을 재모색하는 방향에서 사실주의적 회화정신과 현대수묵화의 새로운 변모를 도모하는 필법을 구사한 것이 눈에 띈다.

또 그는 하서 선생의 시를 그림으로 그리기 위해 시에 시구가 갖는 문학적 의미를 나름대로 분석, 문학과 미술적 전통이 갖는 매직리얼리즘의 한국화를 구사했다.

전남대 사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河씨는 지난 97년 광주비엔날레 본전시 공간전에 참여했으며 그동안 10여 차례의 전시를 가질 만큼 부지런한 작가다.

광주〓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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