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흐름] 미 정보통신주 강세, 일 엔가치 상승등으로 동반상승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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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금주 국제 금융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역시 엔화의 움직임이다.

특히 13일 일본은행이 발표하는 단기경제전망인 단칸(短觀)결과가 연말까지의 엔시세를 좌우하는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지난 3분기의 마이너스 성장에도 불구하고 이번 단칸이 경기회복세를 재확인해준다면 엔화가치와 일본주가가 동반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지난 10일 대장성이 발표한 경기예측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중심으로 경기회복세가 착실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칸도 이와 비슷한 내용일 경우 일본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씻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기관투자가들이 연말결산 및 Y2K문제에 대비해 거래를 자제하고 있기 때문에 연말에 엔고가 어느 선까지 진행되느냐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것을 이용해 소규모 투기자금이 기습적으로 엔화가치를 끌어올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대장성과 일은이 개입자금을 무제한으로 풀 자세를 보이고 있어 달러당 1백엔선을 쉽게 돌파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쪽도 있다.

미국에서는 정보통신 관련 주가의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조지 소로스가 7~9월중 마이크로소프트.선 마이크로시스템즈 주식을 2백만주 이상 사들이는등 각종 펀드들이 투자자금을 정보통신 관련 주식에 쓸어붓고 있다. 또 체이스 맨해튼 은행등 미국의 대형은행들도 벤쳐캐피틀을 통해 정보통신.인터넷등 하이테크 주식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 증시에 돈줄이 마르지 않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나스닥지수는 지난주말 3, 620.24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달들어 12일간의 개장일중 6번이나 사상최고치 갱신 기록을 한 것이다.

한때 1달러선 밑으로 주저앉았던 유로의 경우 당분간은 상승세로 반전할 기미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시장에서 '1유로〓1달러' 라는 등가(等價)이미지가 슬슬 자리잡고 있는데다 유로 회원국들의 구조조정의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ABN암로 은행은 최근 환율조사 보고서에서 "사회복지제도의 개선등 경제구조의 개혁 속도가 늦어져 유로화에 대한 신인도가 낮아지고 있다" 고 지적했다.

아시아에서는 홍콩의 주가가 금주 사상최고치에 도전한다. 지난주말 항생지수는 16, 380.21포인트로 지난 97년 8월의 최고치 16, 673.27포인트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4주간 무려 15%나 올라 다소 경계감도 있지만 정보통신 관련 주가가 계속 급등하고 있는데다 해외 투자자금도 많이 들어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금리의 경우 Y2K 문제 대비해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잔뜩 늘려놓았기 때문에 적어도 연말까지 현수준에서 묶여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남윤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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