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체의학 박람회 1~5일 개최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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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국.중국.일본의 대체의학을 소개하는 세계대체의학 박람회가 지난 1~5일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열렸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카이로프랙틱이나 아로마세라피.봉독(蜂毒)요법 같이 널리 알려진 요법 외에도 홍채진단법.비타민 B17 요법.청혈요법.색깔요법 등 생소한 대체의학 요법들도 소개됐다.

그러나 이들 요법 가운데 상당수는 학문적 검증이 덜 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연구가 계속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체 의학 가운데 서양의학에서 널리 인정을 받고 있는 요법이 카이로프랙틱.

그러나 통념과는 달리 뼈를 바르게 하는 것은 아니다.

이승원 정형외과원장은 "흔히 카이로프랙틱이 삐뚤어진 척추를 똑바로 교정한다고 생각하나 카이로프랙틱 치료를 받은 척추를 ×선 촬영해보면 특별한 변화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 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으로 척추주위를 눌러주어 척추 주위의 감각 수용체 활동을 변화시킴으로써 중추신경의 활동 변화가 와 통증이 덜어지는 것으로 보여진다" 고 설명했다.

비타민 B17을 섭취하면 항암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국대체의학회 암분과위원장 우종규 연세의원 원장은 "과일의 씨속에 들어 있는 비타민B17를 하루 5백㎎이상 평생 복용하면 항암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비타민 B15와 비타민 C.E를 같이 복용하면 더욱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입증 자료가 없어 관심을 모은 선에서 그쳤다.

반면 아로마 에센셜 오일은 실험결과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가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의약품개발연구소 연구원 장태수 박사는 "15종의 아로마에센셜 향을 흡입했을 때 뇌파측정기로 인체의 알파파의 변화를 측정해 스트레스 변화 정도를 알아본 결과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말했다.

대체요법의 가장 큰 문제는 요법을 실시하는 사람들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제도가 없다는 점. 이 점에서 기공에 대한 중국정부의 대응은 주목할 만했다.

중국 창춘(長春)과기대 김상규 교수는 "중국에서 가짜 기공사들이 돈을 노리고 사기행위를 일삼는 경우가 많아 중국정부가 지난 96년 7개부처 공동으로 '사회 기공 관리강화에 관한 통지' 를 발표했다" 고 소개했다.

기공을 건강기공과 의료기공으로 분리해 건강기공은 체육행정 부서에서, 의료기공은 중의약행정 부서에서 관리하고 있다는 것. 각기 다른 기공법과 기공사를 심사.허가해 엄격한 자격을 갖춘 기공사만이 배출되도록 하고 있다고 김교수는 말했다.

학술대회 명예위원장을 맡았던 전세일(연세대 의대 재활병원장)교수는 "대체의학의 여러 모습을 있는 그대로 제시하고 보여주는 장이었다" 고 말하고 "현재 대체의학의 범주에 들어있는 이론과 요법들 중에는 아직 연구나 검증이 되지 않은 부분도 상당히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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