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주가 다음 달 1일 서울 잠실~성남의 전원 코스에서 열리는 중앙서울마라톤(KBS-1TV 중계)에서 해설자로 데뷔한다.
“오랫동안 마라톤을 했지만 내가 해설을 할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는 이봉주는 “잘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지만 마라톤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수락했다”고 말했다.
42.195㎞를 고독하게 달리는 마라톤을 해설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봉주는 “출발점에 섰을 때 심리적인 중압감은 마라톤을 안 뛰어본 사람들은 잘 모른다. 아무 생각 없이 뛰는 것 같아 보이지만 선수들은 머릿속에 다 작전을 세우고 있다. 그런 부분까지 전달할 수 있는 해설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 달 1일 잠실~성남 코스에서 열리는 2009 중앙서울마라톤은 올해도 2만1000여 명이 출전하는 시민 마라톤 축제다. 사진은 2008년 대회 출발 모습. [중앙포토]
41번의 완주 경험은 해설을 할 때도 든든한 자산이다. 이봉주는 “2006년 중앙마라톤 때 직접 뛰어본 코스다. 평지가 많고 특별히 난코스는 없다. 하지만 초보자들은 페이스 조절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봉주를 마라톤 해설자로 발탁한 조해달 KBS PD는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보다 더 뛰어난 해설자가 누가 있겠는가. 한국 신기록(2시간7분20초)도 여전히 이봉주가 지니고 있다. 이봉주가 어눌하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할 말은 조리 있게 하는 편이다. 선수 때의 경험도 많아 생생한 해설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초청 해설자지만 다음에는 마라톤 메인 해설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갔을 때도 마라톤화를 챙겨가 “시차 적응을 하려면 뛰는 게 최고”라고 하루도 빠짐없이 호텔 주변을 뛰었던 이봉주는 은퇴를 한 지금도 새벽 5시면 눈을 뜬다. “그냥 가볍게 한 시간 정도 조깅만 한다”는 그에게 도대체 몇 ㎞나 뛰느냐고 묻자 “10~12㎞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뛰는 게 인생인 남자, 그는 ‘뜀박질’에 대해서라면 누구보다 할 말이 많다.
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