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도전현장] 1. 푸단대 루더밍박사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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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최근 상하이를 찾는 외국인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이건 중국이 아니다. " 너무나 빠른 발전속도에 놀라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상하이 토박이들은 불만이다. 아시아를 대표했던 옛 영화를 찾기엔 아직 멀었다는 생각에서다.

지난달 24일 만난 상하이 푸단(復旦)대학 경제학원 부원장 루더밍(陸德明)박사도 그랬다. 21세기란 하늘로 중국이란 용을 승천시키기 위해선 용의 머리인 상하이가 더욱 분발해야 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올해 42세의 그는 푸단대 경제연구센터 주임이자 상하이시정부 정책결정 자문위원, 푸둥(浦東)발전연구원 대만경제연구센터 주임 등 상하이의 대표적 두뇌다. 95년부터 국무원의 특별 보조금까지 받는다.

- 중국의 21세기 발전 전략은 무엇인가.

"중국은 개혁.개방후 지난 20년간 상하이 발전 전략으로 '후발우세론(後發優勢論)' 을 채택, 성공을 거뒀다. 광둥(廣東)성.푸젠(福建)성 등 중국내에서 앞서 개방한 지역의 경험을 받아들였다. 때문에 우리는 시행착오를 하지 않았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중국경제가 21세기로 도약하기 위해선 '선발우세론' 이 필요한 시점이다. 상하이가 어떻게 중국경제의 리더로 거듭 나느냐에 따라 중국의 앞날이 좌우될 것이다. "

-상하이 등 중국의 선두도시들이 21세기에 직면할 도전은.

"첫째, 혁신의욕의 약화다. 중국 건국후 각 도시엔 새로운 인구의 유입이 많았다. 현재 상하이 인구의 80%는 건국후 상하이로 이주해온 외지인들이다. 이같은 인구이동은 도시에 활력과 혁신을 불어 넣었다. 그러나 최근엔 '상하이에 침대 하나를 마련할지언정 다른 곳에서는 방 한칸도 짓지 않겠다' 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정체현상을 보인다. 고인 물은 썩는 게 아닌가. 두번째는 크고 작은 차이만 있지 계획경제의 유산인 국유기업의 처리문제다. 세번째, 중국은 이미 시장경제로 들어서 전체적인 방향은 중앙-지방의 분권화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지방 분권화가 꽃피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

- 이 도전들의 극복 방법은.

"크게 보면 시장경제와 국제경쟁 등에 노출시켜 해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 "

- 상하이의 21세기 모습은.

"공업과 금융, 무역, 첨단과학기술의 총집합체로서 아시아를 대표, 선도하는 대도시를 노리고 있다. 홍콩은 공업을 갖고 있지 못하다. 도쿄(東京)는 일본의 경제실력으로 볼 때 아시아를 대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의 마음가짐 등 여러가지 요소들로 인해 이미 실기(失機)했다. "

상하이〓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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