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마라톤 ‘골든 보이’ 서울 몰려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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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4년 연속 2시간8분대의 뛰어난 기록을 낸 중앙서울마라톤이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마라톤 대회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 주는 선수 면면이다. 중앙서울마라톤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공인한 하반기 국내 유일의 ‘실버 등급’ 대회다.

골드 등급 선수 6명은 모두 아프리카 케냐 출신이다. 이 중 가장 빛나는 ‘별 중의 별’은 펠릭스 리모(29)다. 2시간6분14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갖고 있는 리모는 세계 5대 마라톤 대회 중 3개 대회를 석권한 철각이다. 2004년 베를린마라톤 우승을 시작으로 2005년 시카고, 2006년 런던마라톤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에 처음 오는 리모는 2시간6분대 기록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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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록만으로 본다면 가장 주목해야 할 선수는 데이비드 키엥(26)이다. 키엥은 올해 4월 파리마라톤에서 2시간6분26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며 3위를 차지했다. 꾸준한 기록 향상을 보여 주고 있는 키엥이 제 컨디션을 발휘한다면 우승은 물론 국내 마라톤 대회 사상 최고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

데이비드 만다고(34)도 다크호스다. 만다고는 올해 파리마라톤에서 키엥과 치열한 접전 끝에 2시간6분53초로 6위에 올랐다. 30대 중반에 전성기를 맞은 만다고는 노련한 레이스 운영으로 우승과 2시간6분대 기록을 동시에 노린다. 이 밖에 스티븐 키비왓(29·2시간7분54초), 제이콥 야이토르(27·2시간9분2초), 프란시스 라라발(31·2시간9분13초)도 골드 등급 선수다운 최상의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서울마라톤은 11월 초순의 선선한 가을 날씨, 단풍이 어우러진 전원코스, 평탄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코스 덕분에 ‘기록의 산실’로 명성을 쌓아 왔다. 이번 대회 전날에는 비가 예고됐지만 당일은 비가 오지 않고 출발 시간인 오전 8시 기온은 섭씨 8도로 예보됐다. 마라톤에서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이다.

중앙서울마라톤 최고기록은 2006년에 나온 2시간8분13초다. 국내 대회 최고기록은 2004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거트 타이스(남아공)가 세운 2시간7분6초다. 중앙서울마라톤에서 골든 보이들이 자존심을 걸고 경쟁을 펼친다면 대회신기록은 물론 국내 대회 사상 최고기록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두둑한 상금도 철각들의 질주 본능을 일깨운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2008년(5만 달러)보다 2만 달러가 오른 7만 달러다. 여기에 2시간6분대 기록을 세우면 3만 달러, 7분대는 2만 달러의 보너스를 별도로 받는다. 2시간6분대로 우승 테이프를 끊으면 10만 달러(약 1억1840만원)의 대박을 터뜨리는 것이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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