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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이상민, 강동희 벽 넘어야 '코트의 지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누구나 최고가 되려면 넘어야 할 벽이 있다. 슈퍼스타 마이클 조던도 닥터 J(줄리어스 어빙)의 명성을 극복한 후에야 비로소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2년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이상민(현대)에게도 벽이 있다. 바로 강동희(기아)다.

전성기에 있는 이상민은 아직 원년 정규리그.플레이오프 MVP 강동희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지는 못한다. 기록이 이 사실을 증명한다.

이상민은 경기당 13.1득점.7.5어시스트.3.8리바운드, 강동희는 11.3득점.7.3어시스트.5.1리바운드를 올리고 있다. 기용시간도 이상민 30.8분, 강동희 32.2분이다.

두 포인트 가드는 시야, 슈팅과 패스의 정확도에서 차이가 없다. 다른 점은 플레이 스타일과 코트 활용법이다. 이상민은 스피드와 높이, 강동희는 유연성과 넓이로 승부한다.

또 이상민은 좌우 45도 부근-베이스라인에 이르는 삼각형 지역, 그중에서도 오른쪽을 선호하며 강동희는 정면-골밑에 이르는 직사각형 지역이 주무대다.

올시즌을 고비로 이상민은 강동희를 미세하게나마 넘어선 듯한 느낌을 준다. 이상민은 삼보.SK.삼성전을 통해 팀을 승리로 이끄는 힘을 보여줬다. 반면 강동희는 반드시 이겨야 할 LG전에서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그러나 아직 이상민의 손을 들기는 이르다. 현대가 절정기를 구가하는 반면 기아는 전열이 무너진 상태다. 이상민이 정당한 평가를 받으려면 부상 중인 기아의 주포 김영만이 복귀한 후라야 한다.

가드의 능력이 돋보이는 장면은 속공 찬스 때다. 현대에는 조성원.추승균.조니 맥도웰 등 속공수가 즐비하다.

기아의 최고 속공수인 김영만이 돌아온 후에도 이상민이 강동희를 압도한다면 그때 비로소 최고임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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