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자고나면 자리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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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새 천년 민주신당' (약칭 민주신당)창당준비위원회가 출범초부터 인선문제로 삐걱거리고 있다.

창준위 출범대회(25일)에서 부위원장으로 공식발표까지 된 이용태(李龍兌)삼보컴퓨터 명예회장은 "부위원장직을 수락한 적이 없다" 며 이의를 제기, 하루만에 번복됐다. 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자 신당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李명예회장의 교섭창구였던 이만섭(李萬燮)창준위 공동위원장은 26일 "李명예회장이 자기 빌딩을 신당 당사로 쓰라고 하는 등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 으레 수락할 걸로 알았다" "한번 더 설득해보겠다" 며 진화에 나섰다. 민주신당은 여의도 삼보컴퓨터 본사건물 4~5층을 세 내 쓰고 있다.

신당측의 끈질긴 설득에도 "기업경영에만 전념하겠다" 며 버티던 李명예회장은 이날 낮 李위원장과 만난 뒤 고문을 맡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사전에 당사자에게 의사를 타진하지 않은 데다 참가신청서를 받도록 한 자체 규약도 지키지 않은 데 대해 여권 내에서도 시선이 곱지 않다.

게다가 자리다툼 양상도 벌써부터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당초 8명으로 하기로 했던 고문단은 최종 인선과정에서 슬그머니 12명으로 늘었다. 원래 명단에서 빠졌던 동교동계 원로측의 강력한 반발이 작용한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혼선 탓인지 李위원장은 25일 "고문단 8명의 명단을 발표하겠다" 고 해놓고 12명의 명단을 발표하기도 했다.

조직책선정위원회 구성을 놓고도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9명 이내로 구성하기로 했지만 공천권을 행사하려는 당내 중진들의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다.

이 때문에 신당측은 아예 선거법 개정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선정위원 선임작업을 일단 뒤로 미뤄놓고 있는 상태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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