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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관 웨스트' 새 단장 압구정 갤러리아 가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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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백화점이 백화점(百貨店)이 아닌 시대다. 이제 값싼 대중 상품을 백화점에서 더 이상 구경하기 어렵게 됐다. 양은 줄이되 질은 높이는 것이다. 대형할인점의 공세를 피해 백화점은 철저히 돈 있는 고객들만 겨냥하고 있다. 극소수의 초고급 고객을 위한 VVIP(veryvery important person) 서비스도 등장했다.

▶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패션관이 40일간의 공사를 마치고 1일 명품관으로 재개장했다. 네덜란드 건축가 벤 반 버클이 디자인한 외관에는 유리 디스크 뒷면의 특수 LED 조명을 이용해 다양한 색상과 글씨를 나타낼 수 있다.임현동 기자

1일 오전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웨스트. 한눈에 예사롭지 않은 차림의 젊은 남녀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40일간의 공사를 마치고 새롭게 선보이는 명품관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 백화점의 명품관 웨스트는 예전에 대중적인 브랜드를 팔았던 '생활관'이었다. 그러다 백화점 고급화 추세에 맞춰 바로 옆의 명품관 이스트에 버금가는 또하나의 명품관으로 새로 단장한 것이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다. 외부 인테리어는 건축 디자이너 벤 반 버클에 설계를 맡겼다. 외벽에 유리디스크와 조명을 달아 낮에는 햇빛을 받아 색깔이 변한다. 밤에는 컴퓨터로 조명을 조정해 글자와 그림이 벽면에 새겨진다.

명품관 내부는 층마다 고유의 색깔을 입혔다. 천장과 에스컬레이터 유리벽 조명, 안내표지판 등의 색깔이 층마다 다르다. 매장의 수를 줄여 생활관 때보다 여유로운 느낌이다.

입점 브랜드를 살펴보면 명품 일색이다. 최고급 수입 브랜드가 아니면 끼어들기조차 어렵다. 루이비통.구찌.세린느 매점을 이스트에서 옮겨와 웨스트 1층 매장에 배치했다. 샤넬 전문 메이크업 스튜디오도 유치했다. 2006년엔 조흥은행 지점 자리에 프라다 등 명품이 더 들어올 예정이다.

하지만 명품관 웨스트의 중심은 이름도 생소한 캐주얼 명품점들이다. 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 비비안 웨스트우드, 폴스미스 등 브리지 라인(캐주얼한 명품 브랜드)이 많고, 이탈리아 신사정장 브랜드인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세컨드 라인인 지제냐 등 도 이곳저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브랜드들이 2층부터 4층을 온통 메우고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 관계자는 "명품관 웨스트는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5층에는 수입가구.도자기.오디오 등 생활용품을 파는 'The Life By Galleria'가 새로 들어왔다. 지하 식품관은 유기농 식품 코너를 확대했다. 예전 생활관의 모습이 남아 있는 곳은 국내 브랜드의 숙녀정장.영캐주얼.숙녀화 매장이 많은 3층뿐이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공사기간 중 직원들을 상대로 VVIP 고객을 응대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고객의 반응은 엇갈렸다. 생활관을 한 달에 평균 두세번 찾았다는 이세라(36)씨는 "그래도 편하게 왔던 곳이 생활관"이라며 "명품관으로 바뀌면서 매대가 많이 사라지고 가격이 비싸 쇼핑이 부담스러워졌다"고 말했다. 반면 박리안(22)씨는 "큰 부담 없는 캐주얼 명품 브랜드들이 많이 들어와 좋다"고 말했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생활관을 명품관 웨스트로 바꾼 데 이어 명품관 이스트는 더 고급스럽게 단장할 계획이다. 웨스트는 대중화된 명품관, 이스트는 고급 명품관으로 차별화시킨다는 게 이 백화점의 전략이다.

이철재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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