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패트롤] 주가 1,000시대 안착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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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지난주에는 외신쪽에서 중요한 뉴스들이 많이 들어왔다. 미국이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에 합의했는가 하면, 유가는 배럴당 25달러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또 미국증시는 나스닥이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다우지수도 1만1천선을 재돌파하는 활황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WTO가입을 가로막아온 미국의 동의에 따라 중국의 WTO 회원국 가입은 기정사실이 됐다.

이는 2차대전후 세계자본주의의 한 축으로 세워진 GATT(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체제의 사실상 완결이란 역사적 의미와 함께, 우리에게는 지리적 인접성.수출상품의 경쟁관계 등을 생각할 때 새로운 기회제공과 경쟁관계의 심화라는 양 측면에서 앞으로의 진전과정을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가는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향후 예측이 엇갈리고있다. 역시 관건은 내년 3월을 시한으로 하고 있는 산유국의 감산 합의가 어느 정도나 준수되고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가의 여부다.

이와 관련 최근 사우디가 감산시한 연장보다는 시장안정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쿠웨이트는 산유량 증대 방침을 천명하는 등 주요 산유국들의 태도에 변화가 느껴진다는 점이 주목된다.

미국의 경우 예상대로 FRB가 소폭의 단기금리인상에 그침에 따라 미국 증시는 주말의 소폭 조정을 빼면 상승장세를 이어갔고 이는 여타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주 서울증시가 1천선 재탈환을 시도하는 강세를 보였고, 도쿄증시도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데는 미국 주도로 벌어지고 있는 '주가 동조화(同調化)' 현상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이번주에도 지켜봐야할 일이 많다. 과연 종합주가지수가 1천선에 안착할 수 있느냐의 여부와 함께 최근 10%에 육박(3년만기회사채 유통수익률)하고있는 시장금리도 주목대상이다.

이와 관련 정부주도로 조성돼 요즘 최대의 매수세력으로 자리잡은 채권시장안정기금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틈만나면 저금리 기조유지를 내세우는 정부가 금리의 안정목표를 일부 상향조정한 것인지, 아니면 억지춘향으로 돈을 댄 금융기관들의 소극적 저항인지는 향후 운용방식과 금리 추이에서 나타나지 싶다.

올 하반기 내내 '현안' 인 대우문제도 빼놓을 수 없겠다. 채권단은 25일까지는 주력 4사를 포함한 대우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 계획을 확정짓겠다고 발표했다.

해외채권단 문제, 또 국내 채권단 내부의 이해관계 등 여전히 조정되지 못한 문제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주초에는 3분기 국민계정 발표도 예정되어 있다. 3분기 성장률은 보도된대로 12%를 웃돌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런 발표가 나오고도 정부는 물가불안을 차단키 위한 선제적 정책의 필요성을 외면할 것인지의 여부 또한 지켜보자.

박태욱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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