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내부문건 발견] 이종찬씨 "비서가 참고용으로 만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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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문제의 6.3 재선거 개입 의혹 문건에 대해 국민회의 이종찬 부총재측은 "국정원장 재임 때 비서가 참고용으로 만들어 보고한 사적(私的)보고서일 뿐 공식라인에서 보고한 공식문건이 아니다" 고 해명하기에 바빴다.

그러면서 "당시 李원장의 의전비서관이던 최상주 보좌관이 문건 작성자" 라고 시인했다.

崔보좌관은 "李원장이 취임하면서 정치정보 수집을 위축시켰기 때문에 (내가) 당(국민회의)에서 나온 여론조사와 신문기사 등을 종합해 원장한테 보고한 것" 이라며 "현상을 정리한 데 지나지 않는다" 고 주장했다.

문건 겉장에 '참고자료' 라고 돼 있는 것도 공식문건이 아님을 입증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보고 후에도 이를 담당부서에 넘겨주지 않아 공식문건으로 작성된 것은 없으며 그래서 퇴임하면서 갖고 나왔던 것" 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언론장악 문건에 뒤이어 이번 문건이 터져나온 데 대해 李부총재측과 국정원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정원의 정치 개입 논란으로 비화할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를 의식한듯 국정원 고위 관계자는 "국정원 공조직에서 한 것이 아니고, 당시 이종찬 원장 개인 차원에서 나온 문건" 이라며 "따라서 우리가 코멘트하기엔 적절치 않다" 며 발을 뺐다.

李부총재측은 문건 유출의 당사자로 이도준(李到俊)평화방송 기자를 지목했다. 李부총재측은 "정형근 의원이 몰리니까 (방향을) 틀기 위해 언론에 흘려준 것 아니겠느냐" 며 또다시 '정형근-이도준 커넥션' 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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