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종교 성지 잇는 순례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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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사단법인 한국순례문화연구원이 전주·완주·익산·진안 등에 있는 천주교·원불교·기독교·불교 등 4대 종교의 성지를 잇는 180㎞의 순례 코스를 엮어냈다.

4대 종단은 이달 말까지 주요 코스를 정비하고, 31일 전주 경기전 앞에서 종단 관계자 등 2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아름다운 순례길’ 선포식을 할 예정이다.

김수곤 한국순례문화연구원 이사장은 “종교 성지와 역사·문화 명소들을 둘러 보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생각해 보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같은 순례 코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순례길은 성지와 함께 지역의 역사·문화를 체험하는 코스로 이뤄져 있다. 대부분 큰 도로가 아닌 골목길로 걷는데 길게는 6박7일이 걸린다. 순례길 사업은 길을 따라 걸으면서 세상살이의 고통과 스트레스를 치유하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적 삶의 가치를 생각해 보자는 차원에서 올 초부터 추진됐다.

순례길은 1845년 한국인 첫 사제가 된 김대건 신부가 머문 나바위 성지(익산시 망성면)와 1866년 병인박해 때 순교한 사람들이 묻힌 천호성지(완주군 비봉면), 원불교 훈련터인 만덕산(진안군 성수면) 등으로 이어진다. 코스에는 불교문화의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과 1893년 호남 최초로 설립된 서문교회(전주시 다가동), 신라 말기에 창건된 송광사(완주군 소양면)도 들어 있다.

성지에서는 해당 종단의 신부·목사·스님·교무 등이 나와 깨달음을 전하는 ‘종교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일부에서는 숙박 장소도 제공한다.

순례 코스에는 가람 이병기 생가와 강암 송성용 기념관, 최명희 문학관, 한옥마을, 만경강 갈대밭, 고산천 숲 오솔길 등도 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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