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장벽 붕괴 10주년 행사에 10만 인파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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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베를린 장벽 붕괴 10주년을 맞은 9일 독일 베를린 시내는 축제 분위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열린 축하 연주회. 10년전 같은 장소에서 즉석 연주를 했던 러시아 출신의 첼리스트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는 미국.러시아.프랑스 출신의 젊은 첼리스트 1백66명과 함께 연주회를 가졌다.

독일 출신의 세계적 록그룹 '스콜피언스' 도 협연했다. 이 공연에는 10만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동.서 베를린의 경계에 있었던 찰리 검문소를 비롯, 장벽이 서있던 주요 지점에서도 기념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특히 브란덴부르크 문 주변 4㎞ 구간에서 과거 장벽이 있던 곳을 따라 설치된 전등이 점등되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앞서 열린 베를린 분데스타크(하원) 의사당에서 열린 공식 기념식에는 독일 통일의 주역이었던 헬무트 콜 전 독일총리,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등 당시 지도자들이 참석해 독일 통일 10주년의 의미를 되새겼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등도 축하 메시지를 통해 "장벽 붕괴는 20세기말 최대의 사건" 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 동독출신 주민들은 축제를 외면한 채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 여전히 잔존하는 통일 후유증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은 장벽을 세우기 위해 옛 동독정권이 몰수했던 토지의 완전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베를린〓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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