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사건 행방불명자 추모 표석 세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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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 마련된 행방불명자 추모 표석. [제주도 제공]

제주4·3사건 당시 유해를 찾지 못해 행방불명 처리된 3429명의 추모 표석들이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의 위패봉안실 뒤쪽에 설치돼 27일 준공식을 한다.

표석의 주인공들은 다른 지방 형무소 등지에서 실종된 사람들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12월부터 14억5000여 만원을 들여 1만2000여㎡ 규모의 위령단을 만들고 표석들을 세웠다. 표석(너비 35㎝, 높이 43㎝, 두께 25㎝)마다 희생자의 성명과 주소·생년월일, 실종된 지역, 유족 대표 이름이 새겨졌다.

위령단은 실종된 장소와 성격에 따라 제주·경인·영남·호남·대전과 예비검속 등 6개 구역으로 구분됐다.

제주구역은 과거 비행장이 있던 제주시 ‘정뜨르’ 등지에서 숨진 1776명, 경인구역은 서울 마포·서대문과 인천·부천 형무소에 수감됐다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희생된 494명의 표석이 설치됐다. 영남구역은 대구·부산·마산·진주·김천형무소에 있던 395명, 호남구역은 목포·전주·광주 형무소에 수감됐던 334명, 대전구역은 대전 형무소에 있던 244명이 표석으로 모셔졌다.

예비검속구역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 불순분자를 색출한다는 명분으로 연행돼 제주·서귀포·모슬포·성산포 경찰서에 구금됐다 숨진 186명의 표석이 놓여 있다.

오승국 4·3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유족들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게 됐다”며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일깨우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4·3사건은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의 무장봉기 전후인 47~54년 빚어진 참극으로 지금까지 확인된 희생자가 1만3564명에 이른다.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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