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의원 문건 추가폭로 왜 뜸들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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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3일 "이종찬씨가 유출한 비밀자료들의 일부가 차기 총선 및 지자제 관련 디스켓과 서류들" 이라고 말했다. 정형근 의원이 확보하고 있는 문건에 이런 내용들이 담겨 있다는 뉘앙스다.

鄭의원은 평화방송 이도준(李到俊) 기자로부터 받은 문건이 "7건 정도 더 있다" 고 했다. 鄭의원은 이밖에도 이미 공개된 여권 모 핵심인사의 비리의혹에 대한 청와대 대응방안, 언론인 내사 비리 의혹 등에 대한 자료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한 당직자는 전했다.

이 문건들 가운데는 정상적인 청와대 보고양식을 갖춘 것도 있고, 이강래(李康來)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작성자로 표기된 문건도 있다는 소문이다. 그러면 치열한 여야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마당에 鄭의원은 왜 침묵하고 있을까.

鄭의원은 추가 폭로 시기에 대해 "국정조사에서 하겠다" "상황을 봐서 하겠다" 며 뜸을 들이고 있다. 무엇보다 이미 언론장악 음모가 쟁점이 돼 있는 상황에서 "새 이슈를 제기해봤자 초점만 흐린다" 는 얘기다.

그 대신 폭로 가능성을 흘려 이종찬 전 국정원장이 스스로 문건유출을 시인하는 등 여권을 교란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또 '공작 전문가' 라는 여권의 흠집내기로 鄭의원의 신뢰도가 떨어진 것도 폭로의 장애요인이다. 鄭의원은 여권의 자신에 대한 집중 공격에 맞설 무기를 비축할 필요가 있어 결정적 반격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듯하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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