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길 험난한 대우] 해외서 머무는 김우중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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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선장을 잃은 대우호의 진로는 어떻게 될 까. 또 김우중(金宇中)회장의 앞날은. 金회장이 해외에서 불쑥 전화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대우 및 金회장을 둘러싼 갖가지 소문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또 金회장의 급작스런 퇴진으로 대우자동차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간 진행중인 제휴 협상에 변수가 생겼다.

이런 가운데 대우전자 노조가 "배순훈(裵洵勳)전 대우전자 회장이 대우전자를 맡아서는 안된다" 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나서는 등 채권단의 새 경영진 선임 전망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장기 해외체류에 들어간 金회장〓지난달 11일 해외 출장길에 오른 金회장은 현재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머물면서 대우 현지주재원들의 수행을 받고 있다. 특별히 하는 일은 없지만 조만간 귀국할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 정희자 대우개발 회장도 미국에 머물고 있는 등 주변 인물들이 상당수 해외에 머물거나 최근 출국한 상태다.

金회장은 국내에 돌아와도 마땅히 할 일이 없는데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일단 해외에서 관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부내에서 사법처리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도 조기 귀국을 막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우 고위관계자는 "金회장이 여러 고민을 하고 있으나 지금같은 분위기에서 귀국할 경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부의 논리에 밀려 사법처리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고 말했다.

하지만 대우 안팎에서는 "金회장을 믿고 따른 임직원들에게 한마디 입장 표명이나 수습 노력없이 해외에 머물면서 전화로 불쑥 사의를 표명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구조조정위원회측도 金회장이 해외에서 대우 경영진을 통해 사의를 표명해오자 "사직서를 직접 항공우편으로 보내라" 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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