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자작곡 발표회 연 초등학생 유승현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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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가 음대 대학원생 수준의 작곡발표회를 열어 화제다.

경북 구미 도산초등학교 5학년 유승현(兪承賢.11.구미시 도량동)군이 그 주인공. 승현군은 3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자신이 2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작곡한 30여곡의 피아노곡과 현악곡.가곡 중 10여곡을 발표한다.

97년 전국 음악콩쿠르 창작부문 1위 입상을 시작으로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창작곡집을 냈던 승현군의 음악적 재능에 대해 어머니 홍순애(洪順愛.38.유치원 교사)씨는 "특별히 해준 것도 없는데 신기할 뿐" 이라고 말했다.

기보법을 배우지 않았는데도 5세 때 스스로 음표를 그리는가 하면 6세 때는 피아노를 배우고 1년도 안돼 작곡과 즉흥곡 연주를 즐겼다.

洪씨는 승현군의 재주가 뛰어나다는 말을 듣고 작곡을 가르칠 피아노 교사를 초빙했다. 그러나 이 교사는 '더 가르칠 게 없다' 며 1년만에 손을 들고 대신 미국에서 막 공부를 마치고 온 배재대 김영채(金永彩.40.여)교수를 97년 소개했다.

金교수도 승현군을 보고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金교수는 "보통 기보법 등을 배운 뒤 작곡을 시작하는데 승현이는 스스로 깨우쳐 작곡을 하더라" 며 "처음 듣는 음악도 그대로 외울 정도였다" 고 말했다.

어머니 洪씨는 "태어나서부터 음악을 들려주고 잠잘 때 자장가를 불러준 게 승현에게 한 전부" 라며 "처음엔 남자아이라 음악쪽 재능이 내키지 않았다" 고 말했다.

그러나 洪씨는 평범한 회사원인 남편의 경제력으론 승현군을 뒷받침하기 벅차다며 고민에 싸여 있다.

대구〓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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