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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을 준비하자] 한국시민운동 진단과 발전방안-오기출위원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한국에서의 시민사회운동은 지난 10여년간 정치권력 감시.경제정의.제도개혁.환경.지방자치 등의 영역에서 헌신적인 공헌을 하며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시민이 참여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시민사회 활성화의 본질적인 과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변화에 대응해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면서 시민의 필요성을 입체화하는 데 이르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시민이 주체가 돼야 한다는 과제가 옳지만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가 하는 데 있다. 정책정당이 없는 현실과 시민사회운동이 정책정당의 역할을 자임할 수밖에 없는 과도기의 한국 사회에서 시민 참여의 본질적 과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불가피성을 인정한다고 해도 여전히 제3섹트의 가능성은 시민참여의 활성화에 있고 이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있다.

이와 관련, 다음과 같은 과제가 중요하다고 본다.

첫째, 시민사회운동은 시민들의 관심사를 부각시키고 정보와 경험을 제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이는 시민들이 현장에서 자기문제를 자각하고 풀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요하다.

둘째, 비정부적(NGO) 운동형태만이 아니라 과감한 비영리적 운동형태(혹은 시민적 사업형태, NPO)로의 전환과 확장이 필요하다.

특히 시민들의 참여와 자발성을 높여가기 위해 생활중심의 운동, 시민자치사업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야 할 것이다.

셋째, 운동 내부에서의 경쟁이 아닌 사회적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즉 시민의식의 성숙을 촉진하면서 기업.행정을 변화시키는 과제를 갖는 시민사회운동이어야 한다.

넷째, 시민운동의 세계화 추세에 발맞춰 동북아의 공동이슈든, 글로벌한 공동이슈든 공동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국제적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환경문제.생활문제.실업문제 등으로 관심과 영역을 확장해 나가면서 영역별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21세기를 앞두고 시민사회단체가 전문성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 볼 일이다.

오기출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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