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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파워 엘리트 82명 설문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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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귀화 외국인 중 처음으로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오른 이참, 노무현 정부 때 공기업 사장 제의를 받았던 주한미상공회의소(암참) 제프리 존스 전 회장, 세브란스병원 국제의료센터 인요한(존 린튼) 소장…. 이들에게는 ▶한국에서 오래 살았고 ▶한국말이 유창하며 ▶배우자가 한국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중앙일보가 한국 사회의 외국인 파워 엘리트 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기혼자 54명 가운데 한국인 배우자를 둔 사람은 30명이었다. 전 배우자가 한국인인 사람도 1명 있었다.

이들 가운데 절반(15명)이 10년 이상 한국에 장기 체류 중이었다. 한국인 배우자가 외국인들이 한국에 뿌리를 내리게 하는 계기도 된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예전엔 선교사나 평화봉사단으로 와서 한국에 눌러앉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설문 결과 선교사·평화봉사단 출신은 4명에 불과했고, 모두 한국인 배우자를 뒀다.

한국에 오래 살면서도 귀화한 경우는 드물었다. 한 외국인은 “한국 사람과 결혼하고 아무리 오래 살아도 진짜 한국인은 될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이 귀화하지 않는 것은 모국 국적을 유지하는 게 유리한 측면이 많아서다.

제프리 존스는 “은퇴해도 한국에 살 것”이라면서도 “나는 미국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 역할이 한국과 미국의 다리 역할인데 귀화하면 미국 사람들이 우습게 볼 것”이라고 했다.

이참 사장은 예외적이다. 그는 “한국 사회에 기여하려고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하며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 고문으로 있으면서 오너들에게 디자인경영을 건의하고 직접 독일에 가서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 영입 작업을 할 정도로 한국 기업을 위해서 일했지 모국인 독일의 로비스트로 일한 적은 없다는 것이다.

특별취재팀=안혜리·이종찬·최선욱·이정봉 기자 hye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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