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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주먹두목 자전소설 '거물' 출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80~90년대 서울 명동과 강남 일대에서 '안토니파' 두목으로 이름을 날렸던 안상민(安相敏.41.서산시 석남동)씨가 최근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밝힌 자전소설 '거물' 을 출간했다.

安씨는 지난 97년 11월부터 올초 출소할 때까지 감옥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쓴 글을 묶어 상.중.하 3권의 책(도서출판 서지원)을 냈다.

90년대 초 살인교사 혐의로 수배를 받을 당시 '방탄차를 타고 다니는 폭력배 대부' 로 언론에 대서 특필되기도 한 그가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아내의 사랑에 대한 보답' 때문.

그는 "결혼 생활 20년간 3~4년 밖에 같이 살지 않았지만한결같이 곁을 지켜 준 아내의 사랑은 건달들의 의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것이었다" 며 "새로운 삶을 살아주기를 바라는 아내의 작은 소망과 사회에 속죄하는 뜻에서 글을 썼다" 고 밝혔다.

그는 이 책에서 어린 시절 성장 과정부터 서울 진출 과정, 다른 폭력 조직과 세력 다툼, 손을 씻고 아내에게 돌아오게 된 과정 등을 담담히 서술하고 있다.

그는 또 살인 교사 혐의로 5년을 복역하는 등 지난 83년부터 모두 4차례에 걸쳐 10년 4개월 동안의 감옥생활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는 97년6월 서울팔레스호텔에서 은퇴식을 갖고 주먹세계와의 결별을 선언했었다.

그러나 선배의 부탁으로 그 해 대선에서 모 정당 대통령 후보측의 사조직에 들어갔다가 '괘씸죄' 에 걸려 '마약복용' 이란 엉뚱한 죄명으로 1년여에 걸친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그는 "전국적으로 퍼져있는 조직폭력배들을 찾아가 조직의 해체를 권유하고 설득해 폭력배 퇴치에 앞장서겠다" 고 말했다.

29일 서산시내 월주코아 백화점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 그는 현재 노래방을 하는 아내 裵모(41)씨와 함께 고향인 서산에서 살고 있다.

서산〓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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