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 채권단, 김우중대우회장 자진사퇴 설득키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정부와 대우채권단은 다음달 초로 예정된 워크아웃 최종안이 마련되는 대로 김우중(金宇中)대우 회장의 자진 사퇴를 설득하기로 했다.

그러나 金회장이 이를 거부할 경우 강요하기보다 워크아웃 절차에 따른 자연스런 경영권 접수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8일 金회장의 거취문제와 관련해 "워크아웃 계획 확정에 때맞춰 채권단은 金회장이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나도록 설득하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워크아웃 계획이 마련된 후 대우 계열사들에 대한 감자(減資)와 채권단의 출자로 金회장이 자연스럽게 기존 지분을 잃게 되기까지 1개월 정도 밖에 걸리지 않을 것" 이라며 "채권단 입장에서 金회장이 반발할 경우 무리하게 퇴진을 강요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본다" 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근영(李瑾榮)산업은행 총재도 채권단이 金회장에게 이미 퇴진을 요구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金회장을 만난 적이 없다" 고 부인하고 "金회장 퇴진요구는 추후 채권단협의회에서 공식 결론이 나온 뒤 할 수 있는 사안" 이라고 설명했다.

대우는 김우중 회장 퇴진문제에 대해 "자진사퇴 계획 등은 없다" 며 "그러나 책임질 일이 있으면 지겠다는 것이 金회장의 생각" 이라고 밝혔다.

대우 관계자는 "金회장은 이미 마음을 비웠고 그 일환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도 사퇴한 것" 이라며 "자동차부문 정상화에 金회장이 필요하고, 또 이를 위해 金회장이 마지막 노력을 하고 있으나 이는 대우 회생을 위해서이지 경영권에 연연해서가 아니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아직 실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회장 퇴진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 라고 말했다.

김광기.고현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