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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연합회 등 단상 난입…‘희망과 대안’ 창립식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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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19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희망과대안’ 창립식에 대한민국어버이연합회 등 시민단체 회원 50여 명이 몰려가 국민의례를 생략한 것을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박원순 변호사 등 시민단체 인사들이 내년 지방선거 활동 등을 목표로 만든 ‘희망과 대안’ 창립식이 일부 시민단체 회원의 항의로 무산됐다.

19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희망과 대안 창립식이 열렸다. 그러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의 개회 선언과 인사말이 끝난 직후 대한민국어버이연합회 등 일부 시민단체 회원 50여 명이 단상으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애국가 제창 등 국민의례를 한 다음 행사를 진행하라”고 소리를 지르며 항의했고 행사는 결국 중단됐다.

30여 분간 계속된 소동으로 정세균 민주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등 행사 참석자들은 자리를 떠났다. 경찰이 출동해 이 단체 회원들을 행사장 밖으로 몰아내고 이 중 12명을 조사했으나 행사는 재개되지 않았다. 희망과 대안 관계자는 “창립식에 앞서 비공개로 창립 총회를 마친 만큼 창립식을 다시 열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창립 총회에서는 박 변호사와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박순성 동국대 교수, 백승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이 공동위원장으로 결정됐다. 또 사업계획별로 연구팀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만나 정책을 만들어 내기로 했다.

이들은 창립 선언문에서 “정부가 일방적인 국정운영을 이어가고 있어 일당 중심의 정치라고 할 만큼 심각한 민주주의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한 도전에 나서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었다”고 단체 결성 배경을 설명했다. 희망과 대안에는 하승창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과 이학영 한국 YMCA 사무총장, 수경 스님,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 111명이 참여했다.

창립식 때 연설을 하기로 했던 박원순 변호사는 “연설을 통해 실용정부의 비전과 정책을 되살리고 정치공학적으로 행동하는 참모를 멀리하며 시민사회와 파트너십을 복원하라는 등의 7가지 제안을 ‘시무7책’이라는 이름으로 정부에 제안할 계획이었다”며 “오늘 소동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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