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촌초등교 '콩나물교실'…학교 평균 51.9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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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울 은평구 역촌초등학교 3학년 1반 학생은 55명이다. 이 학교의 전 학급 평균 학생수는 51.9명. 결국 3학년 1반의 경우 서울지역 초등학교 학급당 평균 학생수 37명보다 무려 18명이나 많은 것이다.

또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학생수가 크게 줄어 서울에서 학급당 학생수가 가장 적은 종로구 교동초등학교(평균 22명)나 서울시교육청 열린교육 시범학교인 강남구 대진초등학교(평균 26명)에 비해 학생수가 두배 이상 많다.

서울시교육청 실태조사 결과 이 학급은 서울지역 초등학교 5백29개(2만2백22학급) 중에서 가장 학생이 많은 '콩나물 교실' 로 확인됐다.

이 학교가 대표적 콩나물 교실이 된 것은 5년전부터 인근에 재개발 등으로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면서 학생수가 급증했지만 학교 신설이 뒤따르지 못했기 때문. 인근 신사초등학교도 학급당 평균 학생수가 51.3명이다.

최근 서부교육청은 학교 신설에 필요한 예산 20억원을 서울시교육청에 신청했지만 교원명퇴금 지급 등에 밀려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콩나물 교실?교사와 학생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역촌초등학교 3학년 1반 한희숙(韓姬淑.35.여)교사는 "교실이 학생 55명의 책걸상으로 메워져 있어 책걸상 틈새를 비집고 지나가다 보면 옷과 스타킹이 찢어지는 일이 잦으며 학생들의 경우도 마찬가지" 라고 하소연했다.

韓교사는 ' "과거엔 한반에 70~80명이 수업을 받은 적도 있었지만 그때는 주입식 교육이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수업 내용을 알든 모르든 그대로 넘어갈 수 있었다" 며 ' "지금은 50명이 넘으면 개별수업은커녕 일기 검사도 제대로 하기 힘들다" 고 말했다.

이에 비하면 서울지역에서 학생수가 가장 적은(19명) 교동초등학교 4학년 1반은 축복받은 교실.

이 학교 김청옥(金淸玉)교장은 "교사 한명이 20명이 안되는 학생을 가르치다 보니 몬테소리 수업방식을 도입하는 등 선진국 수준의 교육을 하고 있? 고 설명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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