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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통일문제硏 '북한영화제 99-스크린 속의 북한여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8면

북한영화 속에 내재된 북한여성들의 이미지와 역할, 사회적 기능 등을 알아 보는 자리가 마련된다.

숙명여대 통일문제연구소(소장 이창신) 주최로 26~28일 숙명여대 본관 5층 중강당에서 열리는 '북한영화제 99-스크린 속의 북한여성' 이 그것이다.

이번 행사는 명색이 '영화제' 인 만큼 3일동안 북한영화 6편을 선보이는 게 주요 일정이다.

첫날에는 애니메이션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와 '도시처녀 시집와요' , 이튿날에는 '녀교원' '설한령의 세 처녀' '네거리 초병' 등 세편이, 마지막날인 28일에는 80년대 후반을 풍미한 명작이라는 '도라지꽃' 이 대미를 장식한다.

지금까지 북한영화는 정부 주도의 제한적 상영이 있긴 했으나 이처럼 여러 작품을 한데 모아 상영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이와 함께 '북한영화 속의 여성 이미지' 를 탐색하는 학술 세미나도 열린다.

26일 오후 3시 교수회관 1층 세미나실에서 열려 최척호(연합뉴스 민족뉴스취재 본부 기회위원). 김소영(영상원 교수). 유지나(동국대 교수)씨가 주제 발표를 한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강현두 교수의 사회로 영화진흥위원회 조희문(상명대 교수) 부위원장.북한 시나리오 작가 출신 귀순자 정성산씨 등이 토론에 나선다.

28일에는 '남북한 여성의 삶과 여성연대의 가능성' 이란 주제로 여성감독 변영주씨의 강연도 열린다.

유지나씨는 '북한영화의 내러티브 전략과 젠더(性)의 기능' 이라는 발표문에서 "북한영화에서의 여성은 일단 한국영화보다는 주체적이고 강한 페르소나를 확보한 한편, 여주인공의 물신화 경향도 거의 없다" 고 분석했다.

유씨는 대표적인 예로 북한에서 대중적 인기를 끈 '도라지꽃' 을 들었다.

'도라지꽃' 은 여주인공 '송림' 이 도시에 나가 살자는 애인의 권유를 뿌리치고 고향 산촌을 지킨다는 내용으로 북한 최고배우 오미란이 주연했다.

그러나 유씨는 귀순자들의 증언 등을 근거로 이같은 이미지는 현실과 동떨어진 '표상적 가치' 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척호씨는 '김정일 총비서와 북한영화' 란 글에서 "아직도 북한영화계는 김정일 총비서가 제작과 캐스팅, 필름의 첨삭을 총괄하는 지존(至尊)의 위치에 있다" 며 "80년대 들어서는 '사상성' 이 후퇴하는 대신 애정영화 제작 등이 활기를 띠고 있다" 고 지적했다. 02-710-9180.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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