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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 가볍게 보다 '큰일'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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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산업화와 더불어 증가한 대표적인 현대사회 만성병인 천식. 세계인구의 5%가 이 병으로 고통을 겪는다. 국내에선 특히 환절기와 가을~겨울철에 증상이 심해진다.

지난 9~13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호흡기학회(ERS)에서 영국 런던대학 필립 인드교수는 "갑작스런 천식발작으로 학교.직장을 결근하거나, 숨이 차 일상적인 활동을 제한받는다든지, 응급실에 실려오는 일들이 다반사" 라고 말했다.

이 학회에 참석한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호흡기내과 박성학(朴性鶴)교수는 "천식을 치료 받지 않고 방치하면 점점 기관지 벽이 두꺼워지고 폐기능이 나빠져 회복불가능한 만성폐기능장애가 되고 심하면 천식발작때문에 사망할 수 있다" 고 경고했다.

천식은 재발을 자주하는 만성병이라 병의 뿌리를 뽑는다기 보다는 증상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는 질환. 천식은 증상의 정도와 횟수, 현재의 폐기능 등에 따라 가끔씩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경증-중등도-중증의 4단계로 구분된다.

이중 병이 무거운 중등도 이상 환자도 전체 천식환자 세명 중 한명꼴이나 된다. 천식치료는 통상 약물을 사용한다.

대표적인 약물은 좁아진 기관지를 넓혀주는 기관지확장제와 염증을 가라앉혀 주는 스테로이드제제. 먹는 약은 복용이 간편하나 전신에 흡수된 약이 기관지에 도달해야 약효를 보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시 특히 스테로이드 제제의 장기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반면 흡입치료제는 소량으로 바로 기관지벽에 작용하므로 부작용은 적으나 흡입요령을 제대로 익혀야 약효를 볼 수 있다.

이번 ERS에서는 글락소웰컴사가 기관지확장제와 스테로이드제제가 복합된 흡입제를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회사 브라이언 가빈 영업 전략팀장은 "기존의 두 약을 한종류로 만드는 데만 2천억원 이상의 연구비를 투입했다" 고 설명했다.

남아공 케이프타운 대학 에릭 베이트만 교수는 "두가지 이상의 약을 먹어야 하는 중등도 이상의 천식환자도 아침.저녁 두차례정도 이 약물을 흡입하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고 말한다. 이는 약효가 12시간정도는 지속되기 때문이다. 단 응급상황 대비용 흡입용 기관지확장제 흡입제는 늘 몸에 지니고 다녀야 한다는 것.

글락소웰컴사가 개발한 이 약은 빠르면 내년쯤 국내에 선보이게 된다. 朴교수는 "천식환자는 조기진단 후 천식발작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첫째" 라며 "평소 찬공기나 흡연과 같은 기관지 자극물질은 물론 온도.습도의 급격한 변화도 피해야 한다" 고 조언했다.

마드리드〓황세희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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