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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복귀신고'전희철·우지원 못말리는 자존심 싸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경복고 동기동창생 전희철(26.동양)과 우지원(26.신세기)이 약속이라도 한듯 지난 12일 공익근무를 마치고 프로농구 무대에 복귀했다.

두 선수 모두 소속팀의 간판이자 전력의 핵이어서 복귀하자마자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의 초점이다. 99애니콜 투어챔피언십 초반에 나타난 성적은 전희철이 한걸음 앞서 나가는 듯하다.

전희철은 16일 신세기, 17일 SBS전에서 각각 25, 24득점을 올리며 동양의 2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특히 신세기전은 우지원과의 맞대결로 더욱 관심을 끌었다. 전희철의 활약은 11득점에 그친 우지원을 초라하게 했다.

우지원은 신세기가 치른 3경기에서 경기당 11.3득점에 그쳤고 3점슛도 경기당 1.3개를 넣는데 불과했다. 돋보인 점이 있다면 경기당 4.3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골밑을 거들었다는 대목.

전희철과 우지원의 플레이에는 차이점이 많다. 두 선수 모두 골밑과 외곽에서 플레이가 가능한 포워드지만 플레이의 중심이 전희철은 골밑, 우지원은 외곽이라는 점이다. 공통점은 두 선수 모두 이러한 본질로부터 탈출하려 애쓴다는 점이다.

전희철은 골밑 플레이의 빈도를 높여주기 바라는 박광호 감독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신체접촉이 적은 플레이를 선호한다. 반면 우지원은 많은 리바운드 수가 말해주듯 슛으로 승부하는 슈터의 기능에 만족하지 않는다.

올 정규시즌을 통해 두 선수는 팀성적 향상이라는 의무와 자신의 한계를 돌파하려는 의지 사이에서 갈등할 것으로 보인다. 맞대결의 승패가 어찌됐든 이 갈등에서 먼저 벗어나는 선수가 진정한 승자일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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