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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 수화동호회 "출두한 청각장애인 심정 수화 배워보니 이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손동작을 더 크게 하고, 얼굴표정도 함께 취해야 잘 알아 들을 수 있어요. 자 - , 다시 한 번 해 봅시다. "

12일 오후 6시10분 경기도 수원시 수원지검 2층 대회의실. 서둘러 일과를 마친 검사 5명과 남.녀 직원 30여명이 둘러 앉아 수화강사의 손동작을 열심히 따라 익히고 있다.

"직접 수화를 배워보니 청각장애인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말하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해가 됩니다. " 수원지검 수화동우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학의(金學義)공안부장은 "청각장애인들의 권익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회원모두가 피곤한 줄을 모른다" 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수화학습에 나선 것은 지난 6월 말부터. 이따금 청각장애인들이 진정.고소.고발을 하거나 피의자 자격으로 수사기관에 소환되지만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되는 사실을 안타깝게 여기던 김승규(金昇圭)수원지검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金검사장은 직접 게시판에 '수화동호인회원모집' 공고를 내 희망자 32명을 선발하고 교육비와 동호회 운영을 위한 특별기금도 제공키로 약속했다.

회원들은 지난 3개월동안 매일 일과후 1시간씩 수화학습을 받고 10여명의 회원은 웬만한 수화통역이 가능한 수준까지 오른 상태. 윤희정(尹希靖.26).이은남(李恩男.25)씨는 노래공연이나 연설통역도 거침없이 해 내고 있다.

이들은 오는 24일 경기도 농아인협회와 공동으로 불우이웃돕기행사를 개최하고 삼성전자 수화동호인회 등 지역 동호인회와 자매결연을 맺는 등 활동범위를 넓혀 나갈 예정이다.

또 성남.평택.여주지청이나 경찰 등의 요청이 있을 경우 동호인들이 파견나가 도움도 줄 계획이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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