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사태 취재 '국경없는 기자회'특파원 괴한들이 미행·협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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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 기자회(Reporters Sans Frontieres.RSF)' 는 중앙일보 사태를 취재 중이던 한국 특파원 김비태(金飛泰.37)씨가 괴한들로부터 미행.협박 등 중대한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RSF측은 이에 따라 로베르 메나르 사무총장 명의로 지난 8일 김광식(金光植)경찰청장에게 서한을 발송, 金씨의 신변보호와 진상규명을 공식 요청했다.

RSF측은 金특파원의 신변 안전이 중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판단, 11일 金특파원에게 긴급 피신토록 지시했으며 조만간 현지조사단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RSF는 서한에서 "金특파원이 8일 0시30분쯤 괴한 8명으로부터 미행을 당했으며 서울 송파구 오륜동 자신의 집 앞에서 협박을 받았다" 고 밝혔다.

金특파원은 RSF의 지시에 따라 중앙일보 사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뒤 귀가하던 중이었다.

金특파원은 11일 "집에 들어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중 갑자기 달려온 건장한 체격의 남자 2명이 자신의 뒤에 바짝 붙어선 채 자신을 납치하려 했으나 마침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주민들이 나오는 틈을 이용해 달아났다" 고 말했다.

그는 "잠시 후 건물 밖으로 나가 확인해 보니 EF쏘나타.레간자 등 승용차 3대가 시동을 켠 채 길 옆에 주차해 있었으며 그중 한 대에 자신을 위협했던 괴한이 타고 있었다" 며 "전화로 급히 호출해 달려온 외신기자 1명과 함께 괴한들에게 항의하자 승용차가 어디론가 떠났다" 고 말했다. 이들 승용차는 다시 돌아와 金특파원의 집 주변을 수차례 배회했다고 金특파원은 주장했다.

RSF측이 金특파원의 보고를 토대로 서한에 밝힌 차량번호 등을 본사가 확인해 본 결과 소유주는 국가정보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국정원 고위 관계자는 "외사 방첩혐의가 있는 승용차를 추적, 탑승자의 신원을 확인했을 뿐 김비태씨를 미행.감시한 것은 아니다" 면서 "그 차 안에 김비태씨가 타고 있어 신분을 확인한 것으로 끝냈다" 고 밝혔다.

이훈범.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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