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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언론탄압 못막으면 총선하나마나" 규탄대회 개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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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이 중앙일보 탄압사태에 대한 공세수위를 한층 높였다. 6일 오전 국정감사를 뒤로 늦추고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의총이 끝난 직후에는 국회 본관 앞에서 비를 맞아가며 규탄대회도 가졌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번 사태를 막아내지 못하면 "내년 총선이나 다음 대선도 없다" 고 강조했다. 의원들은 "언론이 대통령을 찬양하기만 하고 비판해서는 안된다는 말인가" 라고 반문했다. 의원들의 표정에는 절박감이 배어있었다.

다음은 의원총회 발언 요지.

▶이회창 총재〓이 문제는 단순하게 일개 신문사의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어떻게 정치가 흘러가고, 선거가 치러지고, 민주주의 상황이 전개될 것인지에 전기가 될 것이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편집에 관여하고, 인사에 개입한 사례는 어느 때도 보기 어렵다. 민주주의 파괴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언론탄압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결의를 다지자. 총선을 앞두고 있다. 선거라는 경쟁의 장에서 언론이 정치권력이나 통치자의 재갈에서 벗어나지 못해 정론을 펴지 못하면 정상적 민주주의와 선거는 없다.

▶이부영 총무〓언론탄압의 양태는 언론길들이기 차원을 넘어 민주주의 파괴과정에 들어섰다. 아무리 민심이 이반돼도 정권으로선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언론을 탄압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면서까지 권력을 유지하고 독재정치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양정규 언론탄압저지대책위원장〓지난해 3월 9일 박지원 당시 청와대 공보수석이 중앙일보 사장실에서 보도 사실에 대한 불만을 품고 물컵을 던지는 등 행패를 부렸다. 또 인사조치와 기사정정 및 삭제를 요구했다. 박준영 수석은 DJ 부모묘소 기사삭제를 요구하고 만평에 대해 협박하고 비판적 기사에는 정정을 요구했다. MBC.SBS.YTN도 마찬가지다. 자기 입에 맞도록 통제해 국민의 귀와 입을 막는다.

▶이경재 의원〓여당은 "왜 당할 때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떠드느냐" 고 한다. 그러나 중앙일보는 지난해 8월 노보를 통해 언론탄압을 알렸다. 나는 지난해 8월 27일 대정부 질문에서 이를 현 정권의 언론탄압 사례로 들었다. 중앙노보는 '이제는 노라고 말할 때' 라는 제목으로 "정권은 기사개입은 물론 인사개입까지 하고 있다. 중앙일보 말이 같은 시각 청와대에 전해진다" 고 했다. 이때부터 청와대와 싸운 것이다. 거기다 옷 로비.손숙 전장관 보도.만평이 계속되니 朴장관이 최후통첩한 것이다. 중앙일보에 대한 편집.인사 간섭은 언론간섭의 모델이다.

▶남경필 의원〓타 언론에도 청와대 등의 전방위적 압력이 있었다. SBS 프로그램 편성에 청와대가 관여한다. 9월 중순 박준영 수석이 총선을 앞둔 국가정책 홍보 프로그램을 신설토록 압력을 행사했다. 또 洪사장 건에 대한 라디오 프로그램 삭제를 지시했다. 7월 4일 김대중 대통령이 자유메달 수상할 때는 긴급 생방송했다. MBC의 뽀뽀뽀 등 유아프로그램도 정권의 홍보도구로 전락했다. '제이와 건국이' 라고 한다. 실무진이 반발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대통령 취임 1주년 행사는 3개 방송사에서 모두 1천15분을 할애했다. 같은 날 야당 총재 기자회견 생중계는 중단됐다.

MBC 큐시트가 청와대에서 발견됐다. 지난 9월 22일과 23일에는 "환란극복 잘했다" 는 대한매일 30만부가 추석 귀향객에게 무료 살포됐다. 동아의 12월 3일자도 초판과 가판이 바뀌어 나왔다. 경향의 뉴스 메이커는 정부가 사재기했다.

▶박종웅 의원〓이번 사태는 대한민국 국기인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경천동지할 사건이다.

언론탄압 사례는 밝혀졌다. 증거가 있는데도 아니라고 한다. 결단을 보여야 한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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