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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요리] 퓨전요리 '쇠고기 데리야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쇠고기를 불고기 양념장에 쟀다가 피망.파프리카.브로콜리 등 서양야채와 일식 소스를 가미해 볶으면 동.서양의 맛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퓨전음식이 됩니다."

최근 미국육류수출협회 주최 고기요리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은 윤은중(43.경기도 성남시 서현동)씨. 그는 맞벌이하는 아내의 수고를 더느라 수시로 앞치마를 두른다.

출퇴근 시간이 아내보다 이른 것도 윤씨의 주방 출입을 잦게 하는데 한몫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 자신이 요리에 재미를 느끼고 있기 때문. "이런 저런 재료를 끓이고 삶고 볶으면서 '정성' 이란 양념을 뿌려 만든 음식을 온 가족이 함께 먹는 것처럼 즐거운 일이 없습니다. " 퇴근길에 장보는 일도 당연히 그의 몫. 아내가 좋아하는 생선을 사들고 와 매운탕을 끓여놓고 기다린다.

학원에서 돌아올 딸 소희(초등4)를 위해 따로 스파게티도 준비한다. 자신만 쉬는 토요일이면 1주일 동안 고안해낸 별식을 만들어 두 식구의 평가를 받는다.

요리하는 남편을 탐탁해 하지 않는 아내는 반응은 항상 시쿤둥하다. 그러나 딸은 다르다.

원하는 음식을 언제든지 척척 만들어줘서 그런지 매번 '캡' '짱' 이란 최고 평가만 내린다고. 이번 요리콘테스트 출전도 아내는 말렸지만 딸이 적극 밀어줘 나갈 수 있었단다.

추석 음식에 물린 아내와 딸을 위해 냉장고에 있던 쇠고기로 10여분만에 쇠고기데리야키를 만들어냈다.

살짝 익은 피망.파브리카.브로콜리가 내는 초록.노랑.빨강의 자연색은 보기만 해도 침샘을 자극한다.

쇠고기.야채.소스가 한데 어우러진 맛은 달짝지근하면서도 은은하게 매운 맛이 깔려 있다.

윤씨는 미국계 설계회사에서 18년간 행정업무만 해온 평범한 샐러리맨이지만 조리사 자격증을 3개나 가지고 있다.

4년 전 친구가 부동산중개사 자격증을 따는 것을 보고 자신도 자격증을 따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선택한 것이 요리학원. 양식.일식.복요리 조리사 자격증을 따고는 요리에 더욱 심취해 중앙대 외식경영자코스(1년 과정)까지 마쳤다고 한다.

"평소 해먹은 음식과 그동안 요리책을 보고 개발한 음식의 레시피를 합치면 요리책 한 권 분량은 될 것" 이라는 윤씨는 "직장생활을 그만두면 자그마한 퓨전레스토랑을 차리겠다" 며 숨은 꿈을 펴보인다.

<만드는 법>

◇ 재료〓쇠고기 3백g, 피망 1백g, 파브리카 1백g, 양송이 50g, 양파 반개, 다진 마늘 2작은술, 데리야키소스 2큰술, 버터.올리브유.마조람.로즈마리.소금 약간씩

◇ 불고기양념장〓간장 6큰술, 설탕 3큰술, 다진 마늘 2작은술, 파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깨소금 1작은술, 물 1컵, 정종 1큰술

◇ 조리순서〓①쇠고기를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양념장에 1시간 정도 잰다. ②프라이팬에 버터와 올리브유를 1대1로 넣고 녹인 다음 다진 마늘을 볶는다. ③양념장에서 건져낸 쇠고기를 넣고 볶아주면서 데리야키소스를 곁들인다. ④센 불에서 양파.파브리카. 브로콜리.양송이를 계속 넣으면서 향료(마조람.로즈마리)와 소금을 가미해 살짝 볶아낸다.

유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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