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뮤지컬 '페임' 타이론役 임춘길 좌절딛고 컴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 '페임' 막이 오르기만 하면 저 친구는 틀림없이 스타로 뜰거에요. 두고 보세요. "

연출가 윤호진(에이콤 대표)씨가 좀 과하다 싶을 만큼 칭찬을 늘어놓았던 배우는 바로 임춘길(30)씨였다. 그는 지난 7월 초연했던 뮤지컬 '페임' 오디션에서 카르멘(소냐 분)과 맞먹는 주요배역인 흑인 타이론역을 따냈던 경력의 소유자. 이 배우의 탄력적인 춤과 독특한 매력의 랩 솜씨에 반한 윤씨가 '페임' 흥행성공 카드로 내세웠던 인물이다.

하지만 임씨는 이런 기대를 충족시키기기는 커녕 공연 이틀을 앞둔 막바지 춤연습 도중 어깨부상으로 공연 내내 기브스만 한 채 무대가 아닌 객석을 채워야 했다.

분장없이도 타이론 분위기를 내기 위해 온몸을 까맣게 기계선탠으로 태우고 짧게 친 머리에 흑인처럼 일부러 건들거리며 걷는 등 정성을 다했지만 운은 따르지 않았다.

'캣츠' 의 타이거 고양이, '그리스' 의 소니, '코러스라인' 의 리치 등 크고작은 뮤지컬에서 굵직굵직한 역할을 하면서도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그였기에 자신의 진짜 매력을 발산할 기회를 잃게돼 더 큰 안타까움을 맛볼 수 밖에 없었다.

부상보다 이런 좌절감이 더 견디기 어려웠던 그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초연의 성공에 힘입어 10월 5일까지 호암아트홀에서 펼쳐지는 앙코르 공연에 초연 당시 타이론 역을 했던 방정식씨와 함께 더블캐스팅된 것이다.

"10년 가까이 뮤지컬을 해오면서 부상은 많았지만 공연을 못해보기는 처음이에요. 이미 한달이상 공연한 동료들과 달리 저는 앙코르 무대가 아직 낯설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주위의 기대가 너무 커서 부담스럽기도 하구요. "

하지만 지금까지의 춤 위주 배역에서 벗어나 드라마와 노래 부분이 많은 이번 배역에 큰 욕심을 부리고 있다.

유연한 몸에서 나오는 에너지넘치는 춤, 꺾는 소리가 일품인 랩, 음역이 높은 노래 등 방정식씨와는 다른 임씨만의 매력은 '길 위에서 춤을' 과 발레리나 아이리스와의 2인무 등에서 잘 볼 수 있다. 그는 28.29.30일.10월 1.3.5일 호암아트홀 무대에 선다.

02-539-0303.안혜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