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동구매' 인기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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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수도권 지역 25개 게임방 업주들은 최근 PC 8백대를 교체하면서 인터넷 쇼핑몰 업체인 ㈜인터넷공동구매를 통해 일괄 구매, 5천만원의 할인혜택을 봤다.

업주들이 "모두 합치면 물량도 적잖은데 좀 더 싸게 살 수 있는 방도가 없을까" 궁리한 끝에 게임방 체인 본사를 통해 이 쇼핑몰을 소개받았다.

이같은 인터넷 공동구매가 중소업계의 새로운 조달 패턴으로 자리잡을 조짐이다.

수십~수백개 회원사를 거느린 업종별 중기 협동조합이나 지역 상가조합 등은 공동구매로 싸게 물건을 구입하는 데 반해 영세 업체들은 장비.비품을 살 때 이런 혜택을 보기 힘들었던 게 사실.

이런 틈새 시장을 노리고 일부 전자상거래(EC)업체들이 관련 인터넷 쇼핑몰을 잇따라 열고 있어 사이버 공동구매는 앞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 현황=네티즌들이 흔히 '공구' 라 부르는 인터넷 공동구매는 유통단계를 줄여 단가를 낮춘 전자상거래의 이점에다 대량구매에 따른 추가 할인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같은 종류의 물건을 함께 살 중소업체를 찾지 못해도 이미 많은 일반 소비자들이 이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염가구매에 편승할 수도 있다.

무역업체인 대경RM상사는 지난 7월 사무용 PC 10대를 마련하기 위해 3백대분의 일반인 '공구' 물량에 편입해 대당 15%가량 싼 85만원에 물건을 샀다.

PC 판매업체인 유진시스템도 "지난 2월부터 하드디스크 등 PC부품 1천여점을 인터넷에서 공동구매해 3천만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봤다" 고 전했다.

큰 규모의 인터넷 종합 쇼핑몰들이 공동구매 수요에 미처 관심을 쓰지 못하는 틈새를 뚫고 현재 5개 안팎의 '공구' 전문 쇼핑몰이 운영되고 있다.

주요 '공구' 품목은 네티즌들이 즐겨 찾는 ▶PC 및 주변기기 ▶팩스.복사기 등 사무기기 ▶가전제품 등 전자제품이 주류지만 문구류.보험.생활용품 등으로 품목이 다양해지고 있다.

김경수 ㈜인터넷공동구매 사장은 "앞으로 사이버 공동구매는 선진국처럼 중소기업의 원자재.부품 공동구매의 형태로까지 발전할 것" 으로 전망했다.

◇ 제품 홍보에도 유리=수요자 입장에서뿐만 아니라 공급자 입장인 중소기업들도 '공구' 사이트의 덕을 볼 수 있다.

컴퓨터 등 전자제품에 대한 네티즌들의 입맛이 까다롭기 때문에 '공구' 사이트에 나왔다가 인정을 받으면 입 소문으로 매상이 크게 오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 급전이 필요해 헐값을 감수하고 과잉 재고를 처분하고자 하는 업체에게도 유용한 사이트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이경열 부장은 "제품력은 있는데 마케팅 능력이 뒤지는 업체들이 광고.홍보비를 절감하면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공구' 사이트를 권할만 하다" 고 말했다.

홍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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