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FM방송 개국 난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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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오는 2001년 첫 전파를 발사하게 될 국악 FM방송이 정보통신부로부터 주파수 (99.1㎒) 를 배정받고도 아직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국립국악원이 최근 기획예산처에 제출한 방송국 설립예산 요구액 집행이 불투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주로 청소년들이 많이 듣는 방송에서 청취율이 낮은 국악을 하루종일 편성하는 것은 전파낭비이며 기존 방송채널에서 국악 프로그램의 비율을 높이는 것으로 충분하다는게 국악 FM 개국 (開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하지만 국립국악원측은 국악FM이 국악의 저변확대는 물론 세계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립국악원 내 국악박물관 3층에 자리잡게 될 국내 최초의 국악전문 FM방송인 '국악FM' 의 개국 (開)에 따른 예산은 20억8천만원. 국립국악원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 인력과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개국 이후부터는 연간 3억원의 예산이면 충분하다.

국립국악원은 예악당.우면당에서 열리는 모든 공연을 생방송으로 중계하고 방송 프로그램을 인터넷과 연결할 예정.

아날로그.디지털 겸용으로 제작하게 될 국악FM은 ▶국악을 중심으로 한 전통문화 소개 ▶전통문화의 생활화를 위한 교양 ▶교사 및 학생들을 위한 통신교육 ▶한국 전통문화 세계 소개 등을 편성의 기본 틀로 잡고 있다.

국악 FM이 활성화되면 국내외 국악관련 자료 수집과 디지털 기술에 의한 자료 정리를 통한 무형문화자료의 효율적 관리.보존은 물론 자체 CD제작도 가능하다.

국악계에서는 국악FM이 새천년에 걸맞는 국악진흥책이 될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기획예산처 김동규 사무관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데 국악원 내에 방송국을 신설하는 것은 비효율적" 이라며 "국악 방송 청취율을 높이려면 일선 학교에서 국악교육을 제대로 하는 것이 급선무" 라고 말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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