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신당 정체성 논란 가열…발기인들 문제 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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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권이 추진 중인 신당이 정체성 논란에 휩싸였다. 자민련과의 통합문제가 급류를 타면서 논쟁이 표면화됐다.

신당 발기인으로 참여한 인사들이 신당의 좌표와 이념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 17~18일 열린 신당창당추진위원회 워크숍에서도 이런 지적이 봇물을 이뤘다.

이준 (李俊) 국방개혁추진위원장.강민수 (姜敏秀) 전 공사교장 등 신당추진위원들은 우선 "신당의 성격과 뿌리문제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들은 "신당이 국민회의라는 뿌리에서 출발한 게 사실인데 전혀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려는 게 오히려 정직하지 못한 것 아니냐" 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너무 분장하는데 급급하지 말고 과거의 정치행태를 바꾸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고 주장했다.

박광태 (朴光泰).추미애 (秋美愛) 의원 등 국민회의 소속 위원들도 "국민회의는 50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역사성과 정통성 있는 당" 이라며 "무엇을 잘못해 신당을 만들어야 하는지 확실히 손에 잡히지 않는다" 고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자민련과의 합당논의에 대해서는 특히 재야출신 인사들의 반발이 컸다. 신당이 추구하는 '개혁적 국민정당' '중산층과 서민을 토대로 한 개혁정당' 이란 이념과 자민련의 통합을 어떻게 접목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듯했다.

이창복 (李昌馥) 민주개혁국민연합 상임대표는 "개혁세력을 결집해 신당의 주체로 참여함으로써 잃었던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신당에 참여한 것" 이라며 "솔직히 자민련과의 합당논의로 인해 세력 결집이 어려워지고 있다" 고 털어놨다.

이인영 (李仁榮) 전 전대협의장은 "합당문제 이전에 신당이 먼저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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