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방문 DJ 이틀째 세일즈 외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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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호주를 국빈방문 중인 김대중 대통령은 이틀째인 16일 (한국시간) 시드니에서 호주 주요 경제인들과의 면담 및 연설 등을 통해 '경제외교' 를 폈다.

호주 입장에서 한국은 미국.일본.중국.인도네시아 다음으로 중요한 나라. 97년 9월 호주정부가 발간한 외교백서에 적혀 있다.

한국은 호주의 3대 교역대상국이고 양국 교역량은 87년 19억달러에서 98년에는 74억달러로 4배나 늘었다.

98년에는 우리가 27억9천만달러를 수출하고 46억1천만달러를 수입했다.

지난 5년간 1백60억달러의 무역적자를 봤다.

金대통령은 이날 호주연방 관계 장관들과 주요 경제인 3백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호주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뉴 사우스 웨일스주의 로버트 존 카 총리 내외가 주최한 오찬에 참석, 양국간 경제협력을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양국의 상호보완적인 경제구조를 지적하며 "생명공학과 환경기술,에너지 관련기술 등 첨단기술을 갖고 있는 호주와 자동차.전자 등 제조기술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 한국이 서로의 장점을 바탕으로 협력을 강화해야만 서로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실현할 수 있다" 고 역설했다.

金대통령은 또 "한국은 높은 구매력을 지닌 동북아의 관문으로, 튼튼한 산업기술 기반과 세계수준의 고급인력, 그리고 높은 수준의 사회간접자본 시설에 비춰볼 때 충분히 투자매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 며 대한 (對韓) 투자확대를 요청했다.

金대통령의 이같은 지적은 95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7억5천6백만달러를 투자한 반면 호주는 우리에게 3천9백만달러밖에 투자하지 않았다는 통계를 의식한 결과다.

청와대 관계자는 "金대통령은 교역보다는 투자분야의 불균형 해소에 역점을 두었다" 며 "교역불균형은 상호보완적 경제구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투자는 그렇지 않다" 고 설명했다.

우리가 외자를 갈구하던 지난해에도 호주는 2백60만달러밖에 투자하지 않은 반면 우리는 같은 기간 1억32만달러를 호주에 투자했다는 것. 이어 金대통령은 컨벤션센터에서 호주교민 3백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교민들이 한.호간 협력관계 증대에 '민간대사' 로서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金대통령은 간담회 후 곧바로 캔버라로 이동, 공식환영식에 참석한 뒤 윌리엄 딘 총독 주최로 총독관저에서 열리는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金대통령은 캔버라 공항여건 때문에 대한항공 특별기를 이용하지 않고 호주 정부가 제공한 전세기를 이용했다.

시드니 = 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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