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내전우려 평화유지군 파견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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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유엔.딜리 = 외신종합]동티모르에 내전 발발의 우려가 높아지면서 유엔을 비롯, 국제사회가 평화유지군 (PKO) 파견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유엔은 3일 친인도네시아계 민병대가 장악 중인 동티모르 말리아나시에서 직원들을 전면 철수시켰다고 유엔동티모르파견단 (UNAMET) 대변인이 밝혔다.

그러나 UNAMET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예정대로 개표를 시작했으며 이르면 4일에 투표결과가 발표된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2일 비공개 회의를 열어 동티모르 사태를 논의하고 동티모르 주재 유엔군사연락관을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호주는 3일 군사연락관 24명을 동티모르 주재 유엔비무장군에 추가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스탠리 로스 미 국무부 차관보도 인도네시아 정부에 대해 독립반대 민병대의 폭력을 제압하거나 아니면 PKO를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PKO 조기 파견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그동안 인도네시아 최고 의결기구인 국민협의회가 오는 10월 분리독립을 최종 승인할 때까지는 파견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인도네시아 공보장관도 3일 "사태가 더 악화되면 PKO를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 고 밝혔다.

한편 독립에 반대하는 민병대가 2일 또다시 UNAMET 현지채용 직원 2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써 지난달 30일 독립 찬반투표가 실시된 이후 살해된 유엔직원은 4명으로 늘어났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투표결과가 독립지지로 밝혀지면 이 지역 주민의 4분의1선인 20만명 이상이 동티모르를 탈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비상계획을 수립했다고 인도네시아 법무장관이 2일 밝혔다.

인도네시아군은 수송기를 동원, 인도네시아 군인 가족들과 자국 언론인.사진기자들을 본국으로 이미 철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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