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기 왕위전] 조훈현-유창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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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도전권은 우상귀서 재미본 흑에게로

제8보 (212~263) =손해패는 프로의 금기. 전보의 마지막 수인 흑▲가 검토실을 긴장시킨 것은 바로 이 수가 손해패이기 때문이다. 劉9단은 장차 233으로 다시 패를 들어갈 때에 대비해 독수 (毒手) 를 빼어든 것이다.

曺9단이 238에 패를 쓰자 여기서 劉9단이 239로 불청해 드디어 길고 긴 패싸움이 끝났다. 240에 흑이 하변의 두점을 포기한 것은 정수. 선수를 돌려 245로 우변을 마저 때려내는 게 크다.

이제 형세는 어찌 되었을까. 검토실에선 여기저기서 계산에 열을 올리는데 "이상하다! 백이 오히려 반집 이기는 것 같다" 는 얘기가 튀어나온다.

패는 끝났지만 여전히 국면은 오리무중인데다 두 사람은 1분 초읽기에 몰려 있어 구경꾼들은 손에 땀을 쥐고 하회를 지켜보고 있다.

曺9단이 끝내기를 하다 말고 258에 지키자 안개 속이 환해졌다. 검토실에선 백이 '참고도1' 의 큰 곳을 두는 것으로 계산했다.

이때 흑이 다음 큰 곳인 A에 두면 백 반집승. 하지만 흑은 2, 4로 패를 결행한다.

한수 늦은 패라지만 흑엔 B, C 등에 팻감이 많아 백이 안된다. 결국 우상귀의 뒷맛이 승부를 갈랐다.

303수에 종국해 계가하니 흑 1집반승. 도전권은 劉9단에게 돌아갔다 (216.222.228=, 219.225.231=213, 237=233).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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