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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체조] 코마네치 "체조 판정 전면 재평가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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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번 대회 판정을 전면 재평가해야 한다. 앞으로 사람들은 아테네 올림픽 체조 얘기만 나오면 폴 햄의 착지 실수 장면만 들춰낼 것이다."

▶ 19일 여자 체조 개인종합 결승전이 열린 체조경기장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팬들에게 손을 흔드는 코마네치. 그는 25일 이번의 체조 오심 문제를 따갑게 지적했다. [아테네 AP=연합]

왕년의 '체조 요정' 나디아 코마네치(42)가 아테네 올림픽 체조 양태영 선수 오심 사태와 관련해 25일 쓴소리를 했다. 이번의 오심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현재 미국 국적으로 아테네에 체류 중인 그는 오심 문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번 사태가 햄의 잘못은 아니지만 어쨌든 선수들이 더 이상 이런 오심의 피해를 보아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반면 금메달을 딴 폴 햄(미국)은 이날 귀국하면서 "아무리 깊이 생각해 봐도 올림픽 챔피언은 나다. 내가 누군가에게 금메달을 돌려줘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공동 금메달 수상론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그는 "비디오 자료를 다시 보니 양태영이 오히려 0.2점을 더 감점당했어야 했다"면서 "그러면 동메달이 아닌 4위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테네 올림픽 체조 양태영 선수의 오심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신박제 한국선수단장은 이날 아테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심판 판정을 번복할 수 없다는 국제체조연맹(FIG)의 주장이 연맹 규정 어느 조항에 해당하는지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FIG 규정은 2000년까지 판정 번복 불가 원칙을 기술하고 있으나 2002~2004년 판 규정집에는 해당 조항이 삭제돼 있다"고 말했다.

신 단장은 "스포츠중재재판소(CAS)소청을 위해 유리한 증거와 증언,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면서 "CAS의 판결 결과에 관계없이 양태영 선수의 금메달을 돌려받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단은 특히 CAS의 판결이 단심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변호사 자문 등을 통해 신중하게 소청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신 단장은 그동안 자크 로게 IOC 위원장과 수차 접촉했으나 "FIG에서 결론을 내야 할 문제이며 IOC가 간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로게 위원장이 "FIG가 바람직한 결론을 내려 IOC의 협조를 구할 경우 승인할 수 있지만 IOC가 현 단계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수여하는 방안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논란은 계속되고 있지만 사태의 결론이 내려지기까지는 상당한 진통과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아테네=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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