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김치냉장고 대야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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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 김충훈 대우일렉트로닉스 사장(右)이 25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김치냉장고 신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왼쪽은 전속모델인 탤런트 김태희 양. 신인섭 기자

'1980년대와 90년대의 원.투.제로 냉장고와 탱크 냉장고 영광을 되찾겠다.'

대우일렉트로닉스(옛 대우전자)는 25일 서울 힐튼 호텔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앞으로 공격 경영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우는 이날 행사장을 가득 메운 유통업체 관계자 등 400여명의 참석자 앞에서 김치냉장고 신제품을 선보였다. 유산균 발효제어 기술과 입체회오리라는 급속 냉각 기술을 적용해 김치의 영양가와 신선도 등을 높였다는 신개념 냉장고 28개 모델이다.

대우의 이날 신제품 발표회는 꼭 1년6개월 만이다. 지난해 초 나노기술을 적용한 양문형 냉장고와 에어컨을 발표한 뒤 처음이다.

냉장고 사업본부의 이 성 본부장(상무)은 "실적 호전으로 좋아진 사내 분위기를 살린다는 의미도 있고, 그동안 구색 상품에 머물렀던 김치냉장고를 주력 사업으로 삼겠다는 의지도 있다"고 말했다.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1만여명의 직원을 4000여명으로 줄일 정도로 뼈아픈 구조조정을 겪은 끝에 이제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올랐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대우는 이날 과거 '가전 3사'로 불렸던 명예를 되찾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였다. 대우 측은 "친건강.친가족.친환경이라는 제품 개념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2%대까지 추락했던 국내 가전 시장 점유율이 이젠 10%대로 올랐다"고 밝혔다.

특히 워크아웃의 굴레에 묶였던 대우는 올해부터 공격적인 영업체제로 바꿨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국내영업 조직을 새롭게 정비했다. 가전 일변도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생산하는 벤처업체를 인수하기도 했다. 지난해 2조700억원이었던 매출이 수출 호황 등에 힘입어 올해는 2조4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하고 있다.

대우 관계자는 "내수가 움츠러들었지만 지금이야말로 기회"라며 "획기적인 개념의 드럼세탁기 등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신제품을 계속해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 <leehs@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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