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진99' 23일간 국토순례 막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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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민족의 평화와 북한어린이 등 해외동포들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 ."

지난 23일 동안 진행된 '희망의 행진 99' 국토순례가 15일 통일염원을 한 목소리로 외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중앙일보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경실련.한문화운동연합이 지난달 24일부터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행사는 1천1백㎞에 이르는 전국 일주 구간에서 연인원 3만여명이 동참했다.

순례단이 통과하는 전국 50여 시.군에서는 시민들의 환호 속에 해외동포 돕기 모금.시민 걷기대회 등의 행사가 펼쳐졌다.

순례단은 부산과 목포에서 각각 1백명씩 출발, 영남.호남.충청도가 맞닿는 충북 영동군 삼도봉에서 지난 3일 합류해 대전.서울 등지를 거쳐 14일 밤 경기도 고양시 내유초등학교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15일 오전 7시 완주자 93명과 중간 합류자 등 2백여명의 순례단은 내유초등학교를 출발, 이날 오후 2시40분쯤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 도착했다.

순례단이 모습을 나타내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 韓光玉) 주최로 열린 '겨레손잡기' 행사에 참여하고 있던 시민 2만5천여명이 열렬한 박수로 이들을 맞이했다.

순례단은 오후 4시40분 열린 겨레손잡기에 동참, 시민들과 손을 맞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을 힘차게 불렀다.

단원들은 손에 묶고 있던 형형색색의 리본에 '통일 염원' 등의 소망을 적어 망배단 뒤편 철조망에 묶으며 그동안 흘린 땀의 의미를 되새겼다.

부산 출발자인 윤병곤 (尹炳坤.63) 씨는 "찌는 듯한 폭염 속에서도 하루 평균 30㎞씩 강행군을 했다" 며 "임진각에서 더 갈 수 없다는 사실에 새삼 분단의 아픔을 느낀다" 고 소감을 밝혔다.

최연소 순례단원으로 부산에서부터 완주, 단원들의 찬사를 받은 이세미 (李世美.11.여.서울 대신초등5) 양은 "발에 물집이 생겨 고생했지만 굶주리는 북한 어린이들을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걸었다" 고 말했다.

순례단 단장 홍상영 (洪相榮.33.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기획부장) 씨는 오후 5시30분쯤 망배단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단원들 모두가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을 잘 이겨냈다" 며 "전국 방방곡곡에 울려퍼진 순례단의 메아리가 민족화해의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이에 앞서 순례단은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서울대회 행사에 참가, 북한동포 돕기 모금운동을 하며 시민들과 서울시 관계자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고건 (高建) 서울시장. 서영훈 (徐英勳)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대표.김홍신 (金洪信) 의원. 이제훈 (李濟薰) 중앙일보 부사장 등 각계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에선 사물놀이의 길놀이와 고려인 아리랑가무단의 공연 등 각종 환영행사가 펼쳐져 국토종단에 지친 단원들의 피로를 씻어줬다.

김준술.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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