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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해방1년전부터 집권준비'- 美 국무부 문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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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을 지낸 우남 (雩南) 이승만 (李承晩) 은 8.15 해방 1년여 전인 44년 5월부터 이미 일본의 패망을 예견하고 자신이 이끄는 구미 (歐美) 위원부 내에 정치.경제 등 5개 분야별 위원부를 설치, 해방 후의 건국 및 집권을 위한 준비조직으로 가동하려 했던 사실이 공식 문서로 확인됐다.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가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서 최근 입수한 한국관계 미 국무부 문서에 따르면 이승만은 44년 5월 24일 황창하 (黃昌夏). 유일한 (柳一韓). 임창영 (林昌永). 임병직 (林炳稷). 한표욱 (韓彪頊) 등 재미 (在美) 인사 25명에게 "구미위원부 내에 정치. 경제. 내무.전쟁노력.교육위원부를 각각 설치하려 하니 조국을 위해 보수없이 일해달라" 고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문서 중 이들 위원부의 성격과 목적을 뚜렷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 '구미위원부 산하 각 위원부 조직' 이라는 첨부 문서. 이 문서에 나타난 정치위원부의 역할은 ▶대한민국 헌법 초안 마련 ▶임정으로부터 합헌정부로의 이전계획 작성 ▶장차 구성될 대한민국 의회에 헌법 초안 제출.통과 등으로 돼있다.

내무위원부의 목적은 임정과 구미위원부에 대한 한국인의 충성을 강화하고, 전후 수립될 대한민국 정부에서 일할 요원들을 훈련.준비시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모든 한국인으로부터 임정과 구미위원부에 대한 충성 서명을 받고 ▶각종 사회단체들과의 협력을 증진하며 ▶한국독립에 기여할 지방조직을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이었다.

또 경제위원부는 전후 한국경제. 농업. 은행 신용. 수송과 통신체계 등에 대한 조사 및 발전계획 수립 등에 목적을 두었다.

이승만의 제안에 따라 44년 6월 4일 워싱턴 소재 구미위원부 사무실에 18명의 인사가 모여 위원 인선과 함께 부장을 선출, 각 위원부를 정식 출범시켰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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