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경남 김해시 어방동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참 작은 도서관’에서 시민이 책을 읽고 있다(왼쪽). 오른쪽은 회현동 화장실 내에 설치된 미니 도서관. [송봉근 기자]
경남 김해시 내동 H아파트에 사는 이현경(36) 주부는 2년여 전부터 독서광이 됐다. 걸어서 5~6분 거리인 대동한마음 아파트에 2007년 1월 ‘작은 도서관’이 생긴 뒤부터다. 이씨는 초등학교 1학년인 딸과 함께 매일 이 도서관에 들러 한두 시간씩 책을 읽거나 빌려온다. 한 달에 그녀는 10여 권, 딸은 100여 권을 읽는다. 이씨는 “가까운 곳에 작은 도서관이 생기고 다른 도서관의 책을 집 근처 도서관에 배달해주는 시스템까지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2007년부터 아파트 단지에 ‘작은 도서관’을 설치하던 김해시는 같은 해 10월 6일 ‘책 읽는 도시’를 선포했다. 김종간 김해시장은 “미래 사회의 경쟁력인 지식정보는 도서관과 독서문화에서 완성된다”며 “시민의 지식정보 획득과 정신적·문화적 성장을 위해 책 읽는 도시를 선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2곳(칠암·장유 도서관)이던 시립도서관은 4곳(화정 글샘·진영 한빛 도서관 신설)으로, 7곳이던 작은 도서관은 24곳으로 늘었다. 작은 도서관은 아파트 관리동·마을회관에 들어선 면적 85㎡ 이상, 장서 3000여 권을 갖췄다. 시는 작은 도서관 개관·운영을 위해 시설비 5000만원과 월 인건비 200만원을 지원한다.
도서관 종류는 다양하다. 6일 서상동 외국인 근로자지원센터에 10개국 도서 2200여 권을 갖춘 ‘다문화 도서관’(178㎡)을, 내년 하반기엔 장유면 율하리에 어린이 전용도서관(기적의 도서관)을 개관한다. 봉황동 수릉원 화장실과 김해중부경찰서 유치장 등 32곳엔 ‘미니 도서관’, 버스정류장 7곳엔 ‘참 작은 도서관’을 갖춰 20~30여 권의 책을 비치해 놓았다.
도서관이 늘면서 시민 독서량도 증가했다. 9월 말 현재 조사대상 27개 도서관의 월 평균 대출은 16만 권. 2년 전 월 6만 권의 2.7배로 늘었다. 시민 편의를 위해 27개 도서관의 모든 책(총 50만 권)을 빌려볼 수 있게 ‘타관 대출 반납서비스’도 도입했다. 올 4월 27개 도서관의 홈페이지를 하나로 통합, 대출 신청을 하면 집 가까운 도서관에 책을 배달해주고 다시 가까운 도서관에 반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김해시는 2015년까지 인구(현재 48만 명) 5만 명당 1개소씩 공공도서관을 갖추기 위해 4개 시립도서관을 추가 건립하고 작은 도서관을 1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김해=황선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