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중국세계우표展 명예급에 초청된 한혜경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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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19세 대학 1년생이 세계우표전시회에 '국빈' 으로 초청됐다.

오는 19일부터 31일까지 세계우취연합 (FIP) 후원으로 중국 베이징 (北京)에서 열리는 '99 중국 세계우표전시회' 에 명예급으로 초청된 한혜경 (韓慧卿.영남대1.대구시 달서구 송현동) 양. 명예급은 작품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아야 초청되는 부문으로 한국인으로는 韓양의 참가가 처음이다.

또 FIP가 올해부터 청소년도 초청 대상에 포함시킴에 따라 처음 초청된 청소년이라는 영예도 함께 따냈다.

韓양은 중학교 2학년때 '물은 생명이다' 란 주제의 작품을 제작, 98싱가포르 아시아우표전시회에서 대금은상을 받는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이 작품은 우표 등을 붙인 A4용지 크기의 4장으로 구성된 틀 4개로 세계 각국에서 모은 우표.기념우표.엽서.전보용지 등 6백여장으로 생명의 기원인 물의 소중함을 전하고 있다.

장쩌민 (江澤民) 주석이 명예 조직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중국정부가 각별한 관심을 표시하고 있는 이번 전시회에서 韓양은 아버지와 함께 최고급 호텔에 묵으며 각국 주최 리셉션에도 참가한다.

"세계적인 우표 수집인들과 만나 우표 작품에 대한 시각을 넓히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명예급 초청자들을 위한 리셉션에 한복을 입고 참석,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겠습니다. "

이번 초청으로 대구시 자랑스런 시민상에 추천되기도 한 韓양은 초청장을 받은 뒤 좀더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위해 영어공부에 매달려 왔다.

지금까지 수만장의 우표를 모으고 20여개의 작품을 만든 韓양이 우표수집을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때. 여기에는 우표는 물론 자동차.난.열대어 등의 '수집광' 인 아버지 한충언 (韓忠彦.52.의류사업) 씨의 영향이 컸다.

韓씨는 "우표수집은 세계 각국의 문화와 역사를 배울 수 있고 틈나는 시간을 활용하면 되기 때문에 취미활동으로도 제격" 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덕에 여동생 혜진 (慧眞.18.대구예술고3) 양도 올해 전국우표전시회에서 청소년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가족 모두 우표 수집인이 됐다.

韓양은 처음엔 포유류를 주제로 작품을 만들다 중학교 때부터 물로 주제를 바꿨다.

항상 주위에 있으면서도 소중함을 모르는 물의 가치를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학도 생명의 소중함을 연구하는 생명산업공학부로 진학했다.

"우표 작품은 우표를 통해 주제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논술문을 쓰듯 관련 자료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필요한 우표를 모으기 위한 끈기와 인내심도 필요하죠. "

올해 '대한 우표회' 에 가입, 성인부 출품을 준비하는 韓양은 직업으로는 생명의 신비를 밝혀주는 생물.화학 분야의 연구원이, 우표 수집인으로는 국제심사위원이 꿈이다.

대구 =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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