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지역 우라늄탄 '발암가루' 1만여명 발병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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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의 유고공습 당시 미군과 영국군이 사용했던 열화우라늄 (DU) 탄이 환경오염을 일으켜 코소보를 포함한 유고 전체에서 1만명 이상이 각종 암에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영국의 생물학자 로저 코길은 최근 런던에서 열린 '91년 걸프전 당시 DU탄 사용문제 토론회' 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DU는 우라늄을 농축할 때 발생하는 부산물로 무게가 납보다 7배나 무겁다.

이 때문에 탄환에 쓰일 경우 관통력을 높일 수 있어 대전차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미.영의 국방부는 DU탄에는 방사능이 없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코길은 "DU탄은 저장 중에는 안전하지만 발사돼 폭발한 다음에는 미세한 가루로 변해 반경 3백㎞에 걸쳐 우라늄 중금속 오염을 일으킨다" 고 설명했다.

가루로 변한 DU는 호흡을 통해 인간의 폐로 들어가 인체의 면역체계를 파괴해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코길은 미 국방부 발표를 토대로 계산한 결과 유고폭격 중 지상공격기 A - 10기들이 50만발 이상의 DU탄을 발사했으며 이는 1만명 정도에 암을 일으킬 수준이라고 계산했다.

그에 따르면 DU탄으로 인한 피해는 가루가 충분히 퍼지는 폭발후 6개월 이후 시점에서 최고치에 이르며 그로부터 다시 1년이 지나면 암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현지 주민은 물론 종전 후 코소보에 주둔한 평화유지군과 국제기구 관계자들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BBC는 경고했다.

게다가 그는 유고폭격이 진행되는 동안과 종전 직후 발칸반도 전체에서 방사능 수준이 이전보다 현저히 높아졌다고 밝혔다.

코소보 방면에서 항상 바람이 불어오는 그리스 북부 코자네 지역에서는 지난 6월 방사능 수준이 평소보다 25% 증가했으며 같은 시기 불가리아에서는 평소의 8배, 세르비아에서는 30배나 높은 방사능 농도를 기록했다는 것. 따라서 코길은 DU탄에 의한 방사능 오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코길은 91년 걸프전 참전병사들이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걸프전 신드롬' 의 원인도 DU탄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에서도 미군이 DU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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