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 대학총장 국내 첫 탄생 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습니다. 앞으로 언니와 함께 여성교육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각오입니다. " 숙명여대 이경숙 (李慶淑.56) 총장의 친동생으로 28일 성신여대 신임총장에 선임된 이숙자 (李淑子.51) 교수는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총장 자매는 나란히 숙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남4녀 중 다섯째인 이경숙 총장은 94년 숙대 총장에 13대 총장으로 선임돼 현재 연임을 하고 있다.

5세 터울의 막내 이숙자 총장은 82년부터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로 재직하다 총장직에 올라 국내 대학 사상 처음으로 '자매 총장' 시대를 열었다. 총장 자매는 67, 70년 각각 숙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경력도 갖고 있다.

더구나 이경숙 총장의 남편은 고려대 부총장을 지낸 최영상 (崔永翔.61) 교수며, 동생 이숙자 총장의 남편 역시 서울대 동양사학과 유인선 (劉仁善.58) 교수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자매는 성신여대 총장선거를 앞두고 자주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고 친지들은 밝혔다.

"어릴 적부터 언니와 함께 항상 책읽기를 좋아했어요. 교수가 된 뒤에는 학자이자 동료의 입장에서 많은 얘기를 주고받았고요. "

한편 성신여대는 지난달 12명의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총장 선거를 실시해 이 대학 조소과 정관모 교수와 이숙자 교수를 후보로 선출했으며, 대학이사회는 이날 李교수를 총장으로 선임했다.

그러나 일부 교수들은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정교수가 총장에 선임되지 않은데 대해 반발하고 있어 李총장의 앞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김승현.손민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