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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신용카드 영수증 복권 사행심 조장할수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국세청은 여신금융협회와 공동으로 세원포착과 신용카드 이용을 늘리기 위해 신용카드 영수증을 매달 추첨, 8억원의 상금을 주는 '영수증 복권제' 를 계획하고 그 시행시기만을 남겨놓고 있다고 한다.

이 소식을 듣고 씁쓸한 마음 금할 길이 없었다.

우리 사회는 지금 IMF 위기를 맞은 지 이제 겨우 1년여밖에 지나지 않았다.

경기가 조금 회복됐다고 해서 과소비를 우려하는 마당에 국세청에서 세원포착을 이유로 매달 8억원이라는 거액을 내놓고 영수증 복권제를 시행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요즘 조그만 일반 가게부터 백화점 등에 이르기까지 고가의 경품을 내걸고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국세청까지 현금을 당첨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라니 정부가 앞장서 사행심을 조장하는 것 같아 어처구니가 없다.

일반 서민이 물건을 구입할 때 신용카드를 사용한다고 해도 1년에 얼마나 사용할 수 있을까. 물론 신용카드 사용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신용카드 사용은 건전한 방법으로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신용카드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를 낮추거나 신용카드 이용자에게 각종 혜택을 준다면 신용카드 사용이 크게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정부의 보다 현명하고 건전한 제도를 기대해 본다.

박준선 jspwj @hanmail.net.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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