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실물경기 모두 회복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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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제조업체가 느끼는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지수가 3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8월 광공업생산도 1년 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감지표와 실물지표 모두 경기가 회복세를 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9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이달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0으로 8월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06년 3월(9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업황 BSI는 100을 웃돌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나쁘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기준치엔 미치지 못하는 것이지만 결코 낮은 수치는 아니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이 업황 BSI를 월별로 발표하기 시작한 2003년 1월 이후 기준치인 100을 넘은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한은 통계조사팀 손원 과장은 “설문에 답하는 기업들은 경기를 상당히 보수적으로 평가한다”며 “제조업 업황 BSI가 90을 기록한 것은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세부 지수로는 중소기업 BSI가 89로 전월보다 5포인트 올랐다. 역대 최고치인 2006년 3월과 같은 수준이다. 매출 BSI는 99로 전월보다 8포인트나 상승했고, 채산성 B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오른 91을 기록했다.

생산활동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8월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와 조선업이 호조를 보이며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 증가했다. 하지만 전월과 비교하면 1.3% 감소했다. 휴가 기간이 평소보다 길어지면서 조업일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8월 소비재판매도 1년 전보다 2% 늘었다. 세금감면 효과로 승용차가 지난해 8월보다 19.9% 늘어나면서 소비 회복을 이끌었다. 하지만 투자는 여전히 부진하다. 8월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 투자가 크게 줄면서 전년 동월 대비 16.6% 감소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7월보다 0.5포인트 상승했고, 5~6개월 뒤의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도 1.2%포인트 올랐다. 통계청 윤명준 산업동향과장은 “휴가 등의 영향으로 생산과 소비 지표가 7월보다는 하락했지만 경기는 추세적으로 상승세에 있다”고 말했다.

김원배·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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