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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눈물이…' 깔끔한 화면, 지나친 우연 대조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MBC 수.목 드라마 '눈물이…' MBC 16부작 수.목 드라마 '눈물이 보일까봐' (정유경 작가.김사현 연출) 는 드라마의 리얼리티를 생각하게 한다.

우연성과 개연성의 조화는 어디까지 용인되는지 말이다.

다른 어떤 장르보다 우연성이 자주 끼어드는 멜로 드라마의 경우 더욱 그렇다.

'눈물이…' 는 기본적으로 '신데렐라' 구조다.

아들을 낳지못해 이혼당한 어머니 인옥 (고두심) 과 '천사표' 딸 영은 (김지호) 이 각각 식당업으로 성공한 어머니의 옛 연인 두식 (박근형) 과 그의 반항적 아들 수현 (김태호) 과 동시에 사랑에 빠지면서 빚어지는 갈등.화해가 기둥 줄거리. 통상적 '신데렐라' 와 다른 점은 두식 일가가 타고난 부자가 아니라 온갖 고생 끝에 오늘의 자리에 올랐다는 것.

그런데 전반적 현실감이 떨어진다.

지나치게 우발적 사건에 기대는 느낌이다.

5회째인 21일 방영 내용. 영은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수현이 '백마 탄 왕자' 처럼 등장한다.

급성위염에 걸린 어머니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거나, 취직한 식당의 주인이 가불해준 임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집밖에 나와 고민할 때마다 수현은 영은에게 다가와 도움을 준다.

영은의 주위에서 맴돌며 돈을 요구하는 종수 (한재석) , 각각 사법시험 지망생.음대 대학원생인 영은의 두 언니 (이아현.성현아) 도 영은의 순수함을 부각시키려는 보조적 수단으로 비칠 정도로 인물의 설득력이 빈약하다.

다소 억지스런 구성에도 화면과 연기는 안정적이다.

우선 인생을 보는 작가의 눈이 훈훈하다.

모두가 영악한 시대에 '바보' 처럼 보이는 영은을 내세워 물질에 찌든 세상을 조심스레 질타한다.

요란한 장식 없이 각기 배역들의 안정된 연기를 통해 오랜 만에 건강한 드라마를 선물한다.

결국 시청자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구성 보완이 숙제로 남는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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