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리'열풍 이번엔 방송사로…TV방영권 확보경쟁 후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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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무조건 '쉬리' 를 잡아라!' 무려 5백50만명이 극장을 찾아 국내 최다 관객동원 기록을 세운 영화 '쉬리' 의 TV 방영권을 둘러싼 방송사간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중이다.

'쉬리' 를 제작한 삼성영상사업단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방송사마다 판권을 사겠다고 제의해왔다" 며 "이들이 거액을 제시하거나 온갖 인맥을 동원, 무차별 로비전을 펼치는 바람에 현재는 판매를 보류하고 있는 상태" 라고 말했다.

결국 방송사의 '전면 공세' 에 시달린 영상사업단측은 최근 '윗선' 에 결정권을 떠 넘겼다. 자칫 한 방송사에 선뜻 판권을 넘겼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후환' 을 걱정한 탓이다.

하지만 '쉬리' 가 내년 추석쯤이 돼야 방영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방송사 간의 다툼은 과열 경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다음달 1일 비디오 출시와 내년 초 케이블TV 방영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공중파를 통해 방영할 수 있다는 홀드백 (개봉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비디오와 TV를 통해 영화를 선보일 수 있도록 한 제도) 조항 때문이다.

KBS의 한 관계자는 "처음엔 단순한 영화 판권 확보 차원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방송사의 명예 문제로까지 발전하는 양상" 이라고 얘기했다.

한편 '쉬리' 는 한국영화 TV판권 최고액 기록도 세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영화의 판권 금액은 '약속' '건축 무한육면각체의 비밀' '태양은 없다' 등과 함께 묶여 8억원 선에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A급' 한국영화의 판권액수가 1억5천만원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쉬리' 는 3억5천만원 정도를 받게된다.

한국영화로서는 최고액이지만 40만달러 (약 4억7천만원) 의 '쥬라기 공원' 등 외화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셈. 또 DVD.비디오CD.비행기 상영 등 기타 매체의 판권 계약 경쟁도 뜨거운 것을 보면 '쉬리' 는 수많은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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